OMR 카드, 처음 접해본 것이
아주 오래전, 대학교 가기 위한 예비고사였습니다.
신기하기도 했고, 자칫 답 번호에 칠하는 것이
하나라도 밀리면 다 틀렸다고 나오는 부작용,
아니 부작용도 아니죠, 본인들이 실수한 거니까.
암튼 OMR 카드는 신기하기도 하고 편리했습니다.
 
노회 행정실에서 OMR 리더기를 신형으로 새로 구입하여
봄 노회 때 총대 선거를 무난히 잘 치렀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도 저걸로 하면 좋겠다 싶어 신청하여
지난 주일에 사용하였습니다.
불편하고 생소할 것인데 어른들께서 아주 잘 해 주셨습니다.
깔끔하게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개표 결과, 조금 이상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싶어 용단을 내려
손으로 일일이 다 확인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발표가 오후 3시에서 저녁 8시로 미뤄졌습니다.
 
확인 결과 대체로 큰 차이는 없었는데
단 한 사람의 것에서만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이상하게도 리더기가 이분의 것만 인식을 제대로 못합니다.
이분이 기도를 너무 세게 했나....
쉽게 말해 에러가 난 겁니다.
컴 전문가인 장로님의 견해를 따르면
리더기와 연결된 컴퓨터와 운영 프로그램 환경이 맞지 않아
그런 것 같다고 하십니다.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세상에 믿을 것은 우리 예수님밖에 없구나 ....’
 
최첨단이라 해도 컴 환경과 구동 프로그램 등이 맞아야
최고의 효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초요 최고라 할지라도 맞아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럴 겁니다.
예수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럴 겁니다.
예수님께서 좋아하실 판을 깔아드려야 주님의 선한 것들이
내 삶 속에 풍성한 열매로 제대로 맺힐 겁니다.
그 예수님께서 좋아하시는 판, 곧 믿음과 순종의 자세입니다.
신앙은 믿음과 순종의 세계입니다.
 
그나저나 죄송하게도 2차 투표는 손으로 표기하고
손으로 집계, 개표해야겠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