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후보 지지 혹은 낙선 발언 넘쳐나는 설교 강단

지난 7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재 국민혁명당 대선 후보와 국민혁명당 대표 전광훈 씨.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지난 7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경재 국민혁명당 대선 후보와 국민혁명당 대표 전광훈 씨.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선거 때만 되면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 지지에 열을 올리는 일부 종교인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 전한다는 목사들이 설교를 통해 교인들의 투표에 끼치는 폐해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개신교계 연합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교회연합이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몇 달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목사들의 대표적인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와 망언을 살펴봤다.

전광훈 씨가 지난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교인 4000명에게 문자를 보낸 사례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보낸 문자만 397만건. 재판부는 지난 2018년 8월 전 씨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정치자금법에 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자칭 ‘애국운동’을 한다며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앞에서 수시로 집회를 개최했던 전 씨는 지난해 4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칭 옥중서신을 발표하며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를 비방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당시 전 씨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20년 4월 3일 “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이 4.15총선 후 사회주의 개헌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 9일 “더불어민주당 주사파 세력들은 이인영 대표가 공식 발표한대로 4.15총선 후 사회주의로 개헌할 것이고 한국교회는 축소 구조조정한다고 말했다”, 10일 “이인영이 4.15총선 후 사회주의(공산주의)로 개헌하고 이를 저항하는 교회는 구조조종하겠다고 한 말을 모든 국민들에게 꼭 알려줘야 한다” 등 가짜뉴스와 왜곡 발언을 수차례 반복했다.

전 씨는 최근에도 자신이 당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 대선 후보를 언급하며 노골적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7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설교에서 전 씨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 하나 마나 김경재가 대통령 되게 돼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지금 이 시점에 어떤 지도자가 나와야 됐느냐. 이승만 같은, 박정희 같은 사람이 나와야 된다”며 “김경재도 이승만, 박정희는 못 따라가지만 흉내라도 내려고 애를 쓴다. 흉내만 내도 되는 거다. 흉내만 내도 지금은 흉내만 내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라고 추어올렸다.

이어진 토크 시간에도 노골적인 지지는 계속됐다. 전 씨는 “지금 대통령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 한 10명 되는데, 김경재 총재님 같은 이 정도의 노하우와 해박한 역사의식, 경험이 있으면 한번 데려와 봐라”며 “밑바닥의 이 궂은일은 이 선지자가 다 하겠다. 꼭 통일 대통령이 되셔서 대한민국을 통일시키는 위대한 대통령이 꼭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교회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홍보하는 영상을 상영하는 것도 법에 저촉된다. 대표적으로 전광훈 씨와 창당도 함께했던 장경동 목사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장 목사는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둔 주일예배 시간 기독자유당의 홍보영상을 상영해 문제가 됐다. 장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후 항소까지 했지만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더군다나 장 목사는 당시 기독자유당의 홍보위원이기도 했다.

지난 2019년 10월 9일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에서 발언 중인 장경동 목사. (사진=너알아TV)

지난 2019년 10월 9일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에서 발언 중인 장경동 목사. (사진=너알아TV)

창원 A교회 목사, 교인 지지 호소했다가 벌금형

지난 2019년 4월 3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경남 창원 소재 A교회 담임목사는 주일예배 기도와 광고 시간에 교회에 출석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거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평화나무를 통해 고발된 사례로 벌금형이 선고됐다.

당시 황 아무개 목사는 학생인권조례 반대를 위해서라도 A교회 교인인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황 아무개 목사는 “4월 3일 저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성산구에 해당되는 성도님들은 조금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를 해달라”며 “강기윤 집사님이 우리 교회 집사님이기 때문에 우리가 선전을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이처럼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이 후보로 출마했을 때 기도나 광고 시간에 노골적으로 지지하거나 표를 달라고 유도한다면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공직선거법 제85조 3항에서는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부정선거운동죄로 3년 이하의 징역 6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공직선거법 제91조에는 법 규정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운동을 위한 확성장치 사용도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창원 소재 A교회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지지 설교했던 고 김홍도 목사도 벌금형

지난해 작고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김홍도 목사는 지난 제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설교를 해 1심에서 벌금 90만원, 2심에선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를 “사탄 마귀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특정 후보의 낙선을 위해 근거 없이 비방한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

전광훈 씨의 비서실장이자 순국결사대 총사령관으로 활약한 이은재 목사. 지난 2019년 11월 2일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일성이 만든 공산당”이라며 특정 정당과 소속 후보들에 대한 노골적인 낙선 유도 발언으로 고발됐지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이 목사는 “김일성이 죽기 전 회고록에 ‘세기와 더불어’라는 책을 통해서 ‘더불어’를 사용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김일성이 만든 당이다. 그럼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면 공산당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이번 4.15 선거에 절대로 (더불어)민주당이 공산당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예배를 가장한 정치집회와 모임, 선거운동을 위해 교인끼리 후원회 등을 조직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89조는 선거 유사 기관 설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교인을 선거운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선동하는 행위, 벽보와 현수막, 방송, 신문, 통신잡지 또는 인쇄물 등을 이용한 선전 행위, 선거 게시물을 게시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등 모두 금지된다.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에 대한 일부 목사들의 노골적인 낙선 유도 발언과 비방. 다가오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 선거에 개입하려는 목사들이 줄어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