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이 난데없이 대통령 후보지지 입장문을 발표하자 한국교회 단체들은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교연은 11월 1일 “윤석열 후보지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입장문에서 한교연은 “국민의 힘 대선 후보 경선에 즈음해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적 희망과 동력 완수를 위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 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 11월 1일 본회를 방문하여 본회 대표회장인 송태섭 목사를 비롯해 교계 인사들과 환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 의원은 이 자리에서 현 정국에 관한 여러 현안을 설명하면서 다가올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를 비롯한 교계 인사들과 평신도 대표들은 현 정권이 국민을 무시하고 교회를 탄압하며, 국가 안보, 대북관계, 외교 및 부동산 문제 등 경제 전반에 정책적 실패를 가져와 오늘의 대한민국에 총체적 위기를 가져왔다며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경제 회복과 공정, 상식으로 국가를 재건할 적임자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은 그 다음날인 11월 2일 즉각 “지지 정당과 후보 선택은 교인의 자유권에 속한다”는 논평을 냈다.

이 논평에서 한교총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 세력과 후보별 우열이 비등해지면서 원초적인 상호비방과 과도한 편가르기 상황을 우려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와 지지 후보의 선택은 교인 각자의 신앙양심과 자유권에 속한다”며 “모든 교인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각자의 신앙과 성경적 가치에 따라 지지 정당과 후보를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 교인 개인의 정치적 선택의 권리는 끝까지 보호되어야 하며, 교회의 지도자가 강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인을 향해서는 “각각 자신의 신앙과 소신에 따라 지지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수 있으나, 교회나 단체가 정당이나 후보의 정책에 대한 찬반이나 입장을 표명하는 범위를 넘어, 정당과 후보를 지명하여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각별히 주의할 일”이라고 표명했다.

교회 지도자를 향해서는 “선거를 앞둔 정치적 변혁기를 맞아 좌고우면하지 말고 신실하게 하나님의 뜻을 물으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국민 모두에게 유익한 최선의 지도자가 세워지도록 기도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그런가 하면 2022기독교대선행동(상임대표 김광훈 외 10명)은 “교연의 섣부른 결정은 교회연합기관이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한교연의 지지선언 비판 입장 두 가지를 지적했다.

한 가지는 연합기관의 공적 참여와 정치적 입장표명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일관성을 상실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기관은 그 단체가 추구하는 분명한 지향이 없이는 존재의 이유를 상실하는데 “한교연은 분명한 근거를 대지도 않고 정치적 문제에 대한 단체의 공식 입장을 임의로 수정했다”며 “이는 한교연 지도부의 독단적인 결정이었음을 드러내며 동시에 연합기관으로서 자기정체성을 부정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두 번째는 연합기관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민주적 의견수렴 과정을 무시한 채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대표성을 주장하는 연합기관이 공개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지금까지 나온 한교연 내부의 반응들을 보면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기관로서 한교연이 특정인에 의해 사유화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이번 지지 선언을 철회하고 내부의 민주적 의사 수렴 과정을 거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외 3인)도 11월 4일 논평을 통해 “한국교회의 대표를 참칭하며, 정치가의 나팔수로 전락한 한교연에 대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 차오른다”며 “더욱이 무속적 행동과 역사의식 부재 등 다양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 정치가를 지지한다고 하니 참담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한 정치가를 지지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한교연 스스로 권력에 대한 욕망과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교개연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는 옳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참여가 정치권력에 복종하고, 그 권력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이라면 어찌 옳다 하겠는가! 더욱이 성경의 원리를 따르지 않는 한 정치가를 공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품에 안긴 교회의 모습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