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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보다 더 큰 죄는 없다.
2021년 09월 02일 (목) 16:48:22 변우량 장로 www.cry.or.kr
단테의 신곡에 보면, 회개하지 않는 죄인은 지옥으로 가는 데, 죄질이 몹시 나쁜 사람은 맨 밑바닥 9층으로 간다는 것. 베아뜨리체가 거기에 가 봤더니 예수를 배신한 가룟 유다하고 시저를 배신한 브루투스하고 디오 카시우스가 고통을 당하고 있더라는 것. 효경(孝經)이란 책에 보면 오형지속삼천(五刑之屬드千) 이죄막대 어불효(而罪莫大於不孝)라고 했으니 즉, 오형에 속하는 죄가 삼천인 데, 불효하는 죄보다 더 큰 죄는 없다는 말이다.
 
불효는 배신의 전형이다. 배신을 정의하면,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지만, 기대를 저버리는 것도 배신이고, 감사해야 될 일 앞에서 감사하지 않는 것도 배신이고, 교만도 배신이고, 남의 신세를 지고 빚을 갚지 않고 사는 것도 배신이다. 그러니 부모님 은혜를 저버리고 불효하는 것은 큰 배신이고, 스승님 은혜를 모르는 것도 배신이고, 이웃이나 선후배 사이에서 이런저런 도움을 받고 살면서도 그 은혜를 잊어버리거나 감사할 줄 모르면 배신이 된다.
 
나는 최근에 감기몸살을 크게 했는데, 사흘 동안은 너무 고통스러워, 죽음으로 조금씩 접근해 가고 있는 것처럼 생각을 했다. 진통제를 먹고 난 다음 딸을 불러놓고 유언을 하고 다시 눈을 감고 누웠는데 정말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살아 온 79년 인생을 돌이켜 봤다. 지금으로부터 33, 4년 전인 40대 후반에 간경화를 앓고 있었을 때 나는 하나님께, “나를 60까지만 살 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20년을 더 살았으니 원 없이 살았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간에 학위도 얻었고 교수도 지냈고 벼슬도 했고 장로도 됐고 문인도 됐고 할아버지도 됐다. 친손자도 남매, 외손자도 남매가 자라나 지금은 미국과 캐나다에 서 유학을 하고 있으니, 생각해 보면 나같이 보잘 것 없는 놈으로 선 과분한 복을 받은 셈이다.
 
인간의 욕심을 다 채우려면 한이 없을 터이고, 여기서 복을 더 달라고 하면, 아마도 하나님은 나를 보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탐욕스럽고, 배은망덕하고, 또 염치없는 인간아! 배신자가 따로 있냐? 감사할 줄 모르는 너 같은 놈이 배신자다’라고 일갈하실 것만 같다. 내가 잘 아는 후배 K집사는 50대에 간암수술을 받고 오산리 기도원과 할렐루야 기도원으로 다니다가 병세가 악화되니까 하나님을 버리고 굿을 하다가 죽었다.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 투병을 하다가 차도가 없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죽는다. 그런 모습들이 나에겐 반면교사가 됐다. 죽음은 홀연히 온다고 했으니 하나님이 언제 나에게, “인생길 그만 걷고, 이쪽으로 오라.”고 할런지 모른다. 그러니 항상 떠날 준비하고 하고 있어야지. 어느 날 오라고 하면 당황하지 말고 가야지. 가족들과 헤어지는 마당이니 섭섭함이야 있겠지만, 그러나 인간 세상에서 받은 하나님의 사랑과 태산 같은 은혜, “고마웠노라.” 그리고 '한 세상 잘 살았노라.”고 인사도 하고 진정어린 마음으로 감사도 하고 떠나가야지.
 
자녀손들에게도 “잘 살아달라.”하고, 교우들에게도 “고마웠노라.” 인사하고 의사와 간호사에게도 수고했다는 감사의 말은 꼭하고 가야지. 누구도 원망하지 말아야지. 짜증내지도 말고 신경질 부리지도 말고 섭섭했던 일이나 이야기는 묻어두고 가야지. 살아온 인생길엔 고생도 있었지만, 호강도 많이 했고 간사한 일도 정말 많았으니, 그것만 생각하고 훨훨 가볍게 떠나가야지. 웃으면서 가야지.
 
/새문안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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