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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고 싶나? 물으시면....
2021년 07월 23일 (금) 10:48:05 이승철 장로 www.cry.or.kr
풍파 많았던 지난 세월
앞으로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르는 인생
남은 인생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내게 물으시면...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만나
녹녹치 않은 고단한 길을 함께 걸어온
내 사랑하는 사람과
남은 인생 이렇게 살고 싶다 말하리.
 
기도로 새벽을 깨워 하루를 열고
텃밭에 가꾼 풋풋한 푸성귀
가난한 손으로 정성껏 담아 낸 아침상 물리고~~
 
햇살 퍼지는 숲속 길 따라
야윈 손 서로 꼭 잡고
젊은 날의 추억 나누고 거닐며
살갑게 전해오는 온기에 고마워하고...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숫가
아무도 없는 벤치에 나란히 앉아
옛날 즐겨 불렀던 옛 노래 한 소절
 
가슴 뭉클 감동으로 다가오는 찬송가 한 곡
흥얼흥얼 함께 부르며
서로 마주보며 감사하고.
 
잔잔한 미소 가득 담은 눈길로
바라만 보아도
무슨 생각 하는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읽어낼 수 있는 이에게 감사하고.
 
때로는 버거운 삶 때문에
때로는 감당치 못할 아픔과 시련 때문에
속절없이 흐르던 눈물 마져
넉넉한 가슴으로 안아주었던
사려 깊은 마음에 감사하고 ....
 
혼자 끙끙대던
속앓이를 털어 놓기도 전에
미리 알아차리고 마음 토닥여 주는
정겨운 사람 곁에 있음에 감사하고.
 
세상에 태어나 그대 만남이
살아가는 기쁨과 존재의 이유가 되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서산 해거름 땅거미 밀려들면
군불 지핀 아랫목에
나란히 누워
저믄 하루 나누고 감사하며 살아감에 감사하고..
 
해 뜨고 지고
잎 꽃 피고지고
달과 별들 차고 기우는
사계절 순리 속
산과 들 향기 흙 한줌에 취하고 벗하며.
 
솔바람결 풀내음 이는 한적한 곳에
굴뚝 연기 피어나는 사랑 둥지 틀어
향기롭고 부드러운 황토 흙 밟으며
허름한 옷깃에 살아온 정 덧대어 기워가며..
 
가꾸고 꾸미지 않아
굵어진 마디, 투박하고 까슬한 손길에
찰나의 사랑보다 깊은 정을 느끼며
살아있음에, 함께 있음에
영혼 깊은 곳에서 솟아난 감사기도 드리며..
 
내 소박한 사람
정다운 사람과 더불어 이렇게 살고 싶다 말하리.
 
/홍익교회 장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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