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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영원한 이방인 2030
새로운바람-2030(MZ세대)
2021년 07월 16일 (금) 11:02:49 박세론 총무 www.cry.or.kr

 

(출처: 한국기독공보)

사회에서 2030세대가 일으키는 돌풍은 교회와 무관한 이야기다. 교계가 '다음 세대'를 열심히 외치고 있지만 2030은 한국교회의 영원한 이방인처럼 보인다. 한국교회는 2030을 어떻게 이방인으로 여기고 있는가?

1. 구조로부터의 이방인

청년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교회 의사결정 구조에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다. 무경험을 경험한 역사는 청년 자신들이 주체가 되고, 구조에 대표성을 가지고 속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구조로부터 이방인인 것을 내면화한 것이다. 지난 5월 초 독일복음주의교회협의회(EKD) 총회에서 25세의 여성 청년이 의장에 당선되고, 연이어 루터교세계연맹(LWF) 총회에서 45세 여성 목사가 사무총장에 선출되었다. 기독교 언론은 앞다퉈 기사화하고, 몇몇 교계 어른들은 '우리도…!'라며 희망을 품는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은 관심이 없다. 이러한 사실조차 알 수가 없다.

가톨릭은 "청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Young people want to be heard)를 강조하며 청년을 동반자로 여기고 시노드(Synod)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미국장로교(PCUSA)는 총회 시 총대들이 선교사, 신학생, 청년, 에큐메니칼 사역자로 구성된 자문위원 100여 명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중요사항을 결정한다. 스코틀랜드교회(CoS)와 호주연합교회(UCA), 뉴질랜드장로교(PCANZ), 필리핀 그리스도연합교회(UCCP), 대만장로교(PCT)는 이미 청년을 총대로 세우고 있고,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청년을 총대로 세우고 있다. 청년이 의사결정 구조에 속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형제 교단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든 성도를 대표할 수 있도록 계층과 인종, 연령, 성별 등이 고려되어야 하는 장로교 대의민주주의 구조와 정치가 우리 교단 내에서 과연 기능하고 있는지 묻게 된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의 구조가 청년을 계속해서 이방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2. 정보로부터의 이방인

요즘 "교회에 남아 있는 청년들은 순종적인 청년들이고, 비판적인 청년들은 벌써 교회 떠났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들을 때마다 참 마음이 아프다. 왜 비판적인 청년은 교회에 남아 있을 수 없을까? 비판적이고 분별력 있는 건강한 신앙보다는 '무조건적인 믿음'만을 외치는 분위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교회가 제공한 정보가 부족하고 또 편향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청년들이 믿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말씀을 어떤 관점으로 읽고, 어떤 하나님 나라를 꿈꾸고 있는지, 우리의 이웃은 누구인지, 어떤 기독 청년이 되기를 원하는지 스스로 또는 서로 성찰하며 돌아볼 만한 정보들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제공하는 정보들, 예를 들어 예배 참석과 묵상, 찬양, 삶 나눔과 같은 것들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런 제한된 정보를 가지게 되는 청년들은 신사도적이거나 비상식적인 가르침을 분별하기 어려운데, 온라인 매체에는 신앙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지역이나 교회에 따라 접하는 정보가 너무나 다른 상황 가운데, 교단/노회/교회는 보다 공적인 차원에서 청년들이 적절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청년들은 충분히 성찰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접할 권리가 있다. 우리가 가진 신앙의 한국교회사적 맥락, 교회 및 노회와 총회의 구조나 정치, 교계의 소식, 세계교회의 동향, 에큐메니칼운동과 교회 연대, 창조세계에 책임을 다하는 교회 사례, 기독청년운동의 역사, 희년과 경제정의, 폭력과 불평등으로 고통당하는 이웃들의 현장 등의 다양한 정보는 청년들이 삶/세상과 신앙을 분리하지 않고 분별력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에게 제공되는 부족하고 편향된 정보가 청년을 계속해서 이방인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자리를 마련해주어도 청년들이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 어린 태도로 충분히 의사를 표현하기 어렵다.

3. 사랑으로부터의 이방인

자신을 기업화, 상품화하길 요구하는 신자유주의 시대는 지금의 2030을 자기경영의 주체로 몰아세운다. 혹독한 학벌 사회에서 불평등을 경험하며 빚을 지며 학업과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만 빚을 갚기는커녕 취업이 어렵고 집 마련도 어렵다. 무기력과 우울을 감내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교회는 청년들을 어떻게 사랑하고 있을까?

청년사역 전문가라는 어떤 목사님은 청년부흥회를 해서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예배드리고 기도하라고만 하는 것이 진정한 본질이며 사랑일까 의심한다. 정말 청년들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안타깝게 바라보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이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구조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면, 재정적으로 힘든 청년들을 위해 기금을 마련하거나 헌금을 사용하는 등의 구체적인 도움으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세대가 희망인데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라는 우려 섞인 외침보다는 행함과 진실함의 사랑이 청년들에게 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청년들은 한국교회의 사랑으로부터 이방인이다.

점차 한국교회가 노령화되고, 가족 종교화, 중산층 종교화되고 있다고 한다. 뉴스에 보도되는 교회의 부정적인 모습들은 이웃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게 한다. 회피할 수 없는 청년의 현실이 너무나 가혹한데,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가 중요하다'라는 말은 더 가혹하게 들리기도 한다. 2030은 지금 한국교회에 대해 어떤 책임이 있을까? 그리고 한국교회를 사랑할 수 있을까? 구조로부터, 정보로부터, 그리고 사랑으로부터 영원히 이방인이라면 소망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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