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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사면(赦免)하소서.
2021년 02월 23일 (화) 15:50:50 양의섭 목사 www.cry.or.kr

사순절 첫 주일 입니다.
사순절, 하면 왠지 숙연해 집니다.
뭔가 크게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검정색, 칙칙한 칼라가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일 년 내내 사순절 같은 분위기에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웃는 것도 남에게 죄가 되는 것 같고
모이는 것은 남을 저주하는 것 같고
어디 간다는 것은 폐를 끼치는 것 같아
거의 집콕, 방콕하며 갇혀 살았습니다.
어쩌면 모든 인류는 하나님으로부터
‘너희는 모두 유죄(有罪)!’라는 판결을 받고
집에 갇혀 그리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근신하며
사순절 분위기에 그렇게 살았습니다.
 
아, 그래도 주님, 이건 아닙니다.
억지로 갇히고 억지로 발이 묶이고,
억지로 웃지 못하고, 억지로 모이지 못하고, ...
그렇게 해서 경건하고 근엄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원하는 경건은 모든 자유함 속에서
자신이 고민하고 결단하여 행하는 경건,
바쁘고 바쁜 가운데에서 시간을 쪼개어
기도하고 무릎 꿇고 섬기는 경건입니다.
 
물론 입니다.
그동안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하나님보다 세상을 더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구속된 경건보다
자발적인 경건의 훈련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이 구속,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구금당한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사
우리를 사면(赦免)하사 자유함을 주옵소서.
그러면 그것으로 주님 앞에 무릎 꿇겠습니다.
참된 사순절 영성으로 경건의 훈련을 하겠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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