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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원로들, 한기총 전광훈 작심 비판
2019년 06월 19일 (수) 09:35:55 권종술 기자 www.cry.or.kr
(출처:민중의 소리)
 
“자기 정치적 욕망 위해 교회 욕되게 말라”
18일 기자회견 열고 ‘기독교회 원로 호소문’ 발표..“크게 염려하고 통회한다”
   

한국 기독교 내 여러 교단의 원로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표명했다. 2019.06.18

 
"전광훈 목사의 언행은 새 일도 아니고 의미있거나 주목할 만한 일도 아니다. 한국 사회 주요 언론에서 이 일을 매일 크게 취급해, 그 같은 주장이 기독교회의 신앙이며 대표적 행태인 양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보다 못해 통회(痛悔, 몹시 뉘우침)의 마음을 담아 입장을 밝힌다"(기독교회 원로 호소문 중에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전광훈 대표 회장(목사)의 부적절한 언동과 행보를 비판하는 기독교회 원로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원로 목회자들은 전 목사에게 "세속적 욕망으로 정치에 나서려 한다면, 교회나 교회 기구를 끌어들이지 말고 목사라고 내세우지 말고 한 개인으로 나서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욕망과 신념을 위해 교회를 욕되게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독교계 원로 인사 박종화 목사, 민영진 목사, 전병금 목사, 박경조 주교, 신경하 목사, 김명혁 목사, 손봉호 장로, 김재열 신부, 윤경로 장로가 직접 참석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인 김영주 목사가 사회를 맡았다.
 
기자회견의 참석한 원로 목회자들은 전 목사와 관련된 일로 모여 입장을 발표하는데 대해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라는 심경을 밝혔다.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목사)는 "원로들은 10여년 전부터 만나서 서로 교제하고 있다. 교단도 다르지만, 한국 교회를 염려하고 한국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이야기를 나눠 왔다"며 "지금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되어서 부족하지만 우리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이렇게 모였다. 한국 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남을 비난하기 보다는 서로 끌어안고 화해하는 길로 가길 바란다"고 이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원로들은 '크게 염려하고, 크게 통회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하며, 전 목사의 발언과 행동들이 한국 기독교계 전반의 의견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기독교 각 교단을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과 사회에 잘 알려진 기독교 인사들, 여성 교회 지도자 포함 총 31명이 이 호소문에 연명했다.
 
이들은 "(전 목사가 대표회장인) 한기총은 기독교의 대표성을 상실한 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한기총 내부에서도 전 목사의 언행을 심각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사태는 결국 전 목사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 교회에 대표성은 하나의 기구에 있지 않다. 설립 순으로 보면 교회협, 한기총, 한기연이 있고 한교총도 있다. 다들 각각의 대표성이 있지만, 최근 한기총은 대표성이 현저히 약화됐다. 주요 교단들 다수가 떠나 한교총을 설립했다"고 설명하며 "한기총은 전 목사 사태를 속히 해결하고 갱신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광훈 목사의 언행은 극단적, 적대적, 대립적 사고구조의 한 표현이자 그 산물"이라며, "극단적, 적대적 이념이나 신념을 기독교 신앙과 뒤섞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기독교의 복음을 훼손하고 욕되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원로들은 "전 목사의 부끄러운 행태는 사실 그 사람 하나만의 일이 아님을 안다. 한국 기독교회 내에 작든 크든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복음을 제대로 가르치고 실천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하나님과 한국 사회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통회하며, 이번 일이 한국기독교회가 복음으로 돌이키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반성의 뜻을 표했다.
 
끝으로 "한국 교회 대다수는 이 일로 부끄러워 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언론에서도 이 사태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원로 목회자들은 목사들이 교회와 교단의 이름을 앞세워 정당정치에 나서는 것은 '금기'라고 지적했다.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장로)는 "교회와 국가의 분리라는 원칙은, 종교가 정치에 개입했을 때 얼마나 심각한 일이 생겼는가 하는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생겨난 일반 원칙"이라고 설명하며 "종교인들이 정당을 만들어 정치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목사와 교회가 또는 성직자 자격으로 정당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엄청나게 심각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금지해왔다. 교회와 교단의 이름으로 파당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불가하다"하다고 짚었다.
 
신경하 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은 "목사나 기독교회가 정당을 만들고 정치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 왜냐하면 권력을 얻기 위해 정치를 해 자기 당파 이익 추구해가는 게 정당이다. 그런데 교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그와 다르다. 교회와 복음은 사랑과 정의, 평화를 추구한다. 교회가 권력을 쟁취해 이 사회를 힘을 가지고 끌어가겠다는 건 (추구하는 가치와) 전혀 맞지 맞다. 너무 상식적이고 분명하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목사는 "저는 감리교 목사인데, 목회자가 되기 위해 목사 안수를 받는 조건에 '정당에 가입하지 않은 자'라고 되어 있었다. 정당 가입자는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없다는 거다"라고 밝히며, 그간 기독교회가 목사의 정당정치 개입을 어떻게 규제해 왔는지 사례를 들었다.
 
한국 기독교 내 여러 교단의 원로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표명했다. 2019.06.18
 
한국 기독교 내 여러 교단의 원로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표명했다. 2019.06.18ⓒ김철수 기자
 
이와 함께 원로들은 전광훈 목사와 손잡고 표를 얻으려는 일부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손 명예교수는 "성직자는 정치 개입 하지 말고, 정치인들도 종교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종교를 순수하게 지켜주는 게 나라와 사회에 도움이 된다. 표를 얻기 위해 이용하려는 것 이해되지만, 정도(正道)가 아니라는 것 알아달라. 좋은 정책과 실력으로 표 얻어라. 종교에 아첨하면서 표 얻으려고 하는 것은 수준낮은 정치다"라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는 "우리 원로들은 정치권의 막말과 이념 대결, 극한 이해대결이 너무 심하다고 보고 있다. 부디 상생의 정치를 해 달다"며 "정치권은 갈등과 대립구도 조장하고 거기 기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목사 역시 "특정 정당을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사태를 정치권이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회 원로 호소문 발표에 동참한 목회자 명단
(가나다 순)
 
김고광 목사(수표교교회 원로)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은퇴목사)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
김영태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전 총회장)
김재열 신부(대한성공회 전 교무원장)
민영진 목사(대한성서공회 전 총무)
박경조 주교(대한성공회 전 의장)
박종덕 사관(한국구세군 전 사령관)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백도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백장흠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
성명옥 목사(예장통합 전국여교역자협의회 전 사무총장)
손봉호 장로(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신경하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
안재웅 목사(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전 총무)
유경재 목사(예장통합 원로)
유춘자 장로(한국여신학자협의회 전 총무)
윤경로 장로(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
이동춘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 전 총회장)
이명남 목사(예장통합 원로)
이용호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전 총회장)
이정익 목사(기성 전 총회장)
임헌택 사관(구세군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장차남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전 총회장)
전병금 목사(한국기독장로회 전 총회장)
정숙자 목사(기장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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