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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불러 주면 꽃으로 피어 나느니
2018년 11월 06일 (화) 11:34:36 류철배 목사 webmaster@cry,or.kr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의 첫 소절입니다. 현역 시인 246명을 대상으로 평소 즐겨 읽는 애송시를 뽑았는데 결과는 1위가 김춘수의 <꽃>이었고, 2위가 윤동주의 <서시>였습니다. 
이름이 참 중요합니다. 
본디 식물에는 문외한이기에 들판에 가거나 산에 가더라도 꽃 이름 아는게 없습니다. 몽땅 야생화일 뿐입니다. 어쩌다 꽃밭에 박아 놓은 팻말을 보고서야 ‘아, 이게 그 꽃이구나’ 알 뿐입니다. 그 꽃 이름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깽깽이풀, 기생꽃, 노루오줌, 며느리 배꼽, 홀아비꽃대, 미치광이꽃, 고양이 수염, 개똥쑥 등등> 그 외에도 식물 도감을 뒤적여 보면 분명 예쁜꽃인데 그 이름은 재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초 여름, 운동삼아 아파트 뒷산을 오르다 보니 무덤 주변으로 노란꽃이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니 노란 물감을 흩 뿌려 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산을 오르내릴 때 마다 방긋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꽃을 보면서 나는 엉뚱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얼른 꽃이 지고 씨앗을 맺어라, 그리하면 내가 네 꽃씨를 한데 모아 말려 두었다가 교회 앞 언덕에 뿌려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마침내 꽃은 지고 검초록색을 띤 씨 주머니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그 날이 되었습니다. 아내와 나는 산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씨 주머니를 훑어 따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땄더니 비닐 봉투에 제법 채워졌습니다. 
집에 돌아와 거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햇볕에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외출하여 집에 돌아오면 집안 가득 풋풋한 풀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조금씩 말라가는 꽃씨를 바라보며 내년 초 여름 교회 앞 언덕에 노랗게 피어날 꽃을 생각하니 마음이 흐믓해 집니다.
아 참, 그 꽃이름은 <금계국>이라고 합니다. 이 꽃은 북아메리카가 고향인데 꽃 모양이 달걀을 닮기도 하고, 국화를 닮기도 하여 <금계국(金鷄菊)>이라 한답니다. 
어떻게 아메리카에서 이 먼 한국땅까지 왔을까? 어느 한 곳이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볼 때 그 자라남이 참 신기했습니다. 
식물도 종족 번식을 위해 애쓰는 것을 봅니다. 자신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씨앗을 맺고 여러 이동 경로를 통해 번식을 합니다. 어떤 씨앗은 씨를 둘러 싸고 있는 껍질에 맛있는 양분을 넣어 스스로 동물의 먹이가 되어 배설물을 통해 이동하거나 가벼운 털을 씨앗에 달아 바람을 타고 날아가기도 하고 씨앗에 날카로운 가시를 달아 사람 바지가랑이나 동물의 몸에 붙어 이동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지만 생각을 짜 내면 수 만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이처럼 꽃은 세상을 아름답게 정복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충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꽃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고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오늘 어느 곳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꽃이 될 것입니까?  <심겨진 자리에서 꽃을 피워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구입니다.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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