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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똥구리가 사는 세상’
2018년 06월 12일 (화) 15:28:30 정달영 장로 webmaster@cry.or.kr
지난해 연말로 기억된다. 환경부가 몽골로부터 쇠똥구리를 수입해 올 무역회사를 구한다는 일종의 입찰공고를 보게 된 일이 있다. 멸종위기종 복원차원에서 쇠똥구리 50마리를 5천만 원에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한 마리의 가격이 1백만 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쇠똥구리가 어떤 녀석이기에 1백만 원씩 팔린다는 말인가? 쇠똥구리는 딱정벌레 목 풍덩이 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그 길이가 1.3에서 1.5cm 정도로 소와 낙타, 코끼리 등 초식동물의 변을 먹고 산다. 이 녀석들은 소의 변을 둥글게 만들어 자신의 키보다 큰 것을 꾸준히 돌려 옮긴다. 그러다가 힘이 들면 누워 있다가 다시 굴리곤 한다.
 
소의 똥을 공 같이 만들어 굴려 버린다고 하여 그 이름이 쇠(소)똥구리가 되었다. 그 녀석은 놀라울 정도로 소의 변을 분해시켜 흙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호주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본래 소를 키우지 않았던 이 나라에서 드넓은 초원을 놀리기가 아까워 소를 키우게 되었다. 물론 방목이었다. 소를 키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초원 곳곳이 소의 변으로 가득하게 되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부터 쇠똥구리를 수입하여 방사를 했다. 풍성한 먹이를 먹으면서 굴려 버리고 분해시켜 축산업자의 고민을 해결했다. 지저분하고 하찮게 보이는 이 작은 곤충이 친환경적으로 해결해낸 것이다. 이 고마운 곤충이 우리나라에선 사라져 버렸다. 축산농가에 가도 소의 변은 쉽게 볼 수 있으나 쇠똥구리란 곤충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다. 1972년 이후부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환경부에서 이를 복원해 보려고 수입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쇠똥구리가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은 그동안 풀과 여물을 먹던 소들이 배합사료로 먹이가 바꾸었기 때문이다. 사료 속에 방부제. 항생제, 살충제, 성장촉진제 등이 들어 있어 소의 변이 쇠똥구리의 먹이감으로 적합하지 못하게 된 것이 주 원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작은 곤충을 하찮게 생각하여 방치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고 복원을 게을리 한 점도 또 다른 원인이 되었으리라.
 
어찌 되었든 이 곤충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환경이 나쁘게 변화된 것만은 틀림없는 일이다. 잘 사는 나라로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된 우리나라는 이제 환경문제에 보다 더 관심을 쏟아야 할 때가 되었다. 툭하면 온 땅을 뒤덮는 미세먼지도 자연환경을 홀대한 데 있다. 중국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쇠똥구리가 서식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환경이 복원된다면 미세먼지의 공포도 반감되리라.
 
방부제, 살충제 등 유해 성분이 함유된 우유나 계란 또는 고기를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될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환경을 복원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야 하리라. 우리 인간은 이 작은 곤충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소의 변을 분해시켜 흙으로 돌아가게 함으로 토질을 좋게 만드는 데 한몫한다는 점이다. 우리 역시 환경을 복원해 가면서 삶의 질을 높여 가야 한다.
 
적폐가 있다면 청산하는 것이 사람된 도리임엔 틀림없으나 “X 묻은 돼지가 겨 묻은 돼지를 나무란다”는 속담처럼 먼저 자신의 묻은 것을 깨끗이 씻어내야 만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환경을 파괴해온 더러운 손으로 환경을 복원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이 만유의 영장이라면 쇠똥구리보다는 훌륭한 삶을 살아가야 하리라. 쇠똥구리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적, 정신적 환경으로 거듭나야 하리라.
 
/홍익교회, 전 서울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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