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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
2018년 04월 11일 (수) 15:17:09 최영걸 목사 webmaster@cry.or.kr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자코메티의 조각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자코메티는 피카소가 심각한 열등감을 느꼈을 만큼 천재적인 조각가요, 20세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예술가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입니다.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인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겪으며 허무에 빠진 현대인의 불안과 갈구를 표현하려고 힘썼습니다.
 
자코메티는 사람을 조각하면서 모든 불필요한 것을 잘라내고 내면의 본질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남겨두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인체의 최소 부위만 남은 앙상한 사람 모양입니다. 즉, 그는 위선과 포장으로 가득한 인생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진정한 생명력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했습니다. 우리도 우리 자신을 끊임없이 과대포장한 껍데기들을 벗어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코메티의 대표적 작품 '걸어가는 사람'은 인체를 비정상적으로 늘어뜨리고 불필요한 것은 모두 벗겨냈습니다. 이 작품을 감상한 최승호라는 시인은 '이를 악물고 달리는 노인'이라는 시를 지었습니다.
 
바람 부는 날 탄천에서
이를 악물고 달리는 노인을 본다
가느다란 다리
앙상한 팔 끝에 불끈 쥔 주먹
노인은
먼 길을 걸어오고
먼 길을 달려온 사람이다.
이마의 땀을 주먹으로 훔치고
가느다란 발로 땅을 차면서
이를 악물고 달리는 노인
 
그러나 자코메티가 깨닫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걸어간다는 것 자체가 생명력이 아닙니다. 인생의 출발과 모든 인생이 나아가야할 본향을 알지 못한다면 여전히 고독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길을 찾지 못했다면 아직도 죽은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목적지를 찾지 못했다면 여전히 방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코메티 역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독과 두려움의 삶을 살았습니다.
 
2천 년 전에 이 땅에서 살았던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3:14)” 자코메티는 목적지를 찾아 길을 걸어가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예수님은 스스로가 '길'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자코메티는 기독교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꾸리고 살았던 스위스의 스탐파라는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기독교 환경에서 자랐지만 결국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인류와 예술가들이 찾던 '길'이시며 '생명'이십니다. 이 예수님을 소개하는 날이 '행복한 초대'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14:6)
 
/홍익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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