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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외출
2018년 03월 06일 (화) 10:06:24 류철배 목사 webmaster@cry.or.kr
‘당신은 참 재미없는 사람이에요’
나는 아내에게 잘 대해준다고 생각하는데 아내의 속 마음은 그게 아닌가 봅니다.
간혹 휴일이 되면 무엇을 하며 지내면 좋을까? 고민하다 하루 해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내 눈치만 보던 아내는 답답한지 배낭에 물병과 과일 조각을 넣고 ‘청명산이나 갑시다’하고 나섭니다. 그렇게 한두 시간 산행하고 나면 몸도 맘도 개운해진 듯합니다.
10년 만에 외출합니다.
10년 전, 안식년으로 두 달을 보냈는데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까치발을 하고 보니 앞으로 10년은 더 빠를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빠르게 흐른다는데 조금씩 실감이 나는 듯합니다.
개척한지 벌써 20년이라니..... 꽃다운 청년의 시기가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남자 성도들과 운동장에서 펄펄 날며 공을 차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건강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자신 있다 했는데 이제는 마음속에서 고개가 숙여지기 시작합니다. 정기적으로 진료 받는데 좀체로 좋은 소식이 없습니다.
겉은 멀쩡한데 속에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을 것 같기에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장로님들은 나의 건강을 염려하여 더 많은 기간 쉬라고 해 주시니 참 고맙습니다.
당신들도 직장생활에, 사업에,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나를 먼저 챙겨 주시는 그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합니다. 당신들도 쉬어야 하는데......
이제 한 달 동안 교회를 떠나 있습니다.
미국에 머물면서 영성 집회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목사의 삶은 계속 공급해주기만 하기에 때로 영적 고갈에 허덕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책을 보고, 세미나에 가서 다른 분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충전해 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영적 목마름을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이번 집회에 참여하면서 무엇을 얻어 교회에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해 은혜 받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그 분과만 교제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지금까지 내 계획으로 이룬 것이 없습니다. 지나고 보니 내가 한 것 같았지만 내가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 이루셨습니다.
그걸 믿기에 이번에도 내 삶을 주님께 드리고 그 분이 이끄시는 방향으로 따라가려고 합니다.
개척 초기에 열정이 성령보다 앞섰던 실패를 거울삼아 철저하게 주님의 인도하심을 느껴보려고 합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20년 동안 참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아름답게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이제는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입니다.
아무리 나무가 튼튼하고, 꽃이 아름답다 하여도 주인이 바라시는 맛있고 향긋한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찍혀 불에 던져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있으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15:5)
엄마의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잠자고 있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평화로운 장면입니다.
그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참 행복한 아이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휴가는 그렇게 주님 품에 안겨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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