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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해 아침 개소리
2018년 03월 02일 (금) 10:42:22 정달영 장로 webmaster@cry.or.kr
나는 개를 키워 본 일이 없다. 키워 볼 생각도 없다. 나의 형편을 잘 아는 이들은 개를 키워 보라며 족보 있는 새끼 한 마리를 가지고 오기도 했다. 물론 나는 거절을 했다. 사랑하고 정을 주며 키워야 하는데 그럴만한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고 어떤 때는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채소를 심어도 '2~3일 돌보지 못하면 속된 말로 엉망인데 하물며 내가 밥을 주고 운동을 시키고 씻겨 주어야 할 자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해 주었다.
산책을 나가다보면 각종 개와 접하게 된다. 달려들어 놀란 일이 있고 또 어떤 녀석은 두어 번 보았다고 꼬리치며 반기기도 한다. 뒤로 걷다가 배설물을 밟은 일도 있다. 개가 실례를 하면 담아가 버려야 하는데 그러한 개 주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개는 행인을 놀라게 하여 항의하면 이 개는 물지 않는다고 큰소리를 친다.
 
개가 실례(?)를 하자 누가 지적을 하면 “개가 쌓는데 당신이나 잘하라”며 폭행할 자세다. 개만도 못한 사람이 견공으로 모시는 건지 키우는 건지…. 개는 사람에게 많은 유익을 준다. 집을 지켜 주고 사냥을 돕고 양떼를 인도하고 위기에 처한 주인을 구하기도 하고 시각장애인의 길잡이 노릇도 하고 소위 X개는 보신탕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집에서 키우는 개라고 마냥 주인에게 충성하는 것은 아니다. 찾아오는 손님을 물기도 하고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3년 전인가 내가 사는 옆 동네에 실제 있었던 일이다. 남편과 함께 전원생활을 하던 노파가 남편과 사별한 투 함께 키우던 개를 혼자 키웠다. 그에게 있어 개는 곧 남편이요, 자식이었다.
 
자식은 효도각서까지 써놓고도 재산을 돌려놓은 후엔 얼굴을 보기도 힘들어졌다. 노인은 개에게 정을 주다가도 마음이 우울해져 먼저 간 남편이 야속해 지거나 자식이 괘씸해지면 개를 마구 때렸다. 그러던 어느 날 개는 때리는 주인을 물어뜯었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남편이 있는 저세상으로 갔다. 물론 주인을 문 개는 사살이 되었다. “개도 밥 먹을 때 때리면 주인을 문다”는 속담이 인증된 셈이다.
 
요사이 주인을 무는 개가 늘어나고 있다. 좋은 먹이를 줄 땐 꼬리, 치며 아양을 떨다가 주인의 형편이 나빠지면 주인을 물어뜯고 집을 나간다. 이런 개들아 늘어나고 있다. 유기견은 팔기라도 가지만 이런 개는 총알이 들어가지 않아 사살도 불가능 하단다. 이 개의 공식이름 즉 학명은 아직 붙여져 있지는 않으나 인견(人犬)으로 불려질 것으로 보인다. 인견의 혈통은 “메이드 인 여의도’가 적통(순종)이라고 들었다.
 
아마도 개들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요사이 주인을 무는 것들을 왜 우리와 비교하느냐며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분노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보면 인견은 개만도 못한 짐승일 게다. 개는 사람에겐 픽 충성스런 동물이다. 세계 여러 곳에 주인을 살려낸 충견을 기리는 비를 보게 된다. 충견에 대한 이야기는 이습우화나 탈무드에 등장한다. 실로 그 충성스런 이야기는 사람도 따르기 힘들 정도로 감동적이다.
 
황금개의 해를 맞아 충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서 우리의 주인 되시는 그리스도에게 충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인견들은 견공(犬公)을 스스로 모시고 그 삶을 터득해야 하리라. 그래야만이 개의 해를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개의 해 아침에 개소리를 해보았다. 아마도 인견들은 듣지 못하는 귀를 갖고 있을 것이다.
 
/홍익교회 장로, 전 서울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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