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대학교회의 정문에 마르틴 루터가 95개 조항의 대자보를 게시하였다. 그 내용은 회개와 죄사함의 문제, 죄사함과 교황의 권위, 면죄부 판매등과 관련하여 당시의 로마 카톨릭 교회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었다.
6년 전, 그 곳, 비텐베르크 대학교회를 가고 싶어서 물어물어 간 적이 있다. 비텐베르크!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종교개혁의 불을 당긴 곳, 그 앞에서 감격에 젖었다. 그리곤 그 후 루터가 숨어 몇 년간을 지낸 집에서, 루터의 옛 모습, 그 때의 심정을 느껴보았다.
무엇보다 내 마음에 찾아든 것은, 루터는 그렇게까지 하고 어떻게 숨 쉬고 살았을까 한 것이다. 당대 로마 교황이 누군가? 절대 무오설(교황은 결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설)을 주장하며 교황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인데, 그 교황을 향하여 잘못했다고 비판을 하니 그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유럽 전역이 교황의 손바닥 안인데, 어디로 그가 피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을 만나도 이 사람이 교황이 보낸 자객일 수도 있고, 아니 교황에게 충성하기 위해 테러를 가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 아니었겠는가? 자다가도 가위 눌러 깨어나고, 바스락 소리에도 불안하여 긴장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는 숨어서 몇 년 동안을 어떻게 그렇게 살았을까.... 그 감옥살이 같은 삶을 어떻게 버텼을까....
그런데 그가 숨어 지냈던 집에 가보니 답이 보였다. 매일같이 친구들이 찾아와 함께 교제하며 토론하고 기도하던 방이 있었다. 밖으로 자유롭게 나가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숨어 지내던 곳에 친구들이 찾아와 대화하며 서로 위로 격려하며 버텼던 것이다. 아마도 이런 친구들이 없었다면 루터도 못 버텼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찾아들었다.
믿음의 친구, 참으로 소중하다. 나의 소신과 철학, 믿음의 신념을 지지해 주고 함께 해 주며 내게 위로와 격려를 해 줄 믿음의 친구들, 교회 와서는 이런 친구들을 많이 만나자. 구역, 셀, 선교회, 찬양대, 교사회, ... 이 좋은 믿음 공동체에서 세상 친구들을 만들지 말고 믿음의 친구들을 만들자. 그들이 내 믿음을 지탱해 줄 예수님의 손이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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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17 수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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