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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40년, 후회되는 점(1)
2017년 07월 27일 (목) 13:08:01 김태복 목사 hipc6012@daum.net
목회 40년을 되돌아보면 후회되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의 하나가 ‘종말론’에 너무 심취해 목회에 전념하지 못했었다는 사실이다. 목회 초기에 가장 소홀히 취급했던 성경이 ‘요한 계시록’이다. 아무리 해석하려고 해도 너무 난해하고 이 주석, 저 주석을 읽어도 명쾌하지 않았다. 설교 본문을 택하는 경우는 고작해야 계시록 2-3장에 나오는 일곱 교회나 20-22장을 장례식 때에 본문으로 택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1976년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만난 책이 홀 린세이(Hal Lindsey)가 저술한 ‘신세계의 도래’였다, 계시록을 장별로 현대 세계정세에 맞추어 해석한 내용이었다. 그 책은 난해하기 짝이 없던 내용들을 너무나 확실한 논조로 해석해 주고 있었다. 순식간에 그 책을 독파하면서 받은 충격은 너무나 컸다. 그러나 너무나 독특한 주장들이기에 더 확실한 것을 알기 위해 유사한 주장들을 담은 많은 책들을 구입해서 탐독하기 시작했다.
 
그 책들은 구약에 다니엘서와 에스겔서, 예수 그리스도의 마24장의 예언들, 더 나가서는 노스트라다무스나 진 딕슨 같은 예언가들의 주장을 모두 엮어서 미래의 세계를 전망해 주고 있었기에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 주장들 중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계시록이 가장 강하게 예언하고 있는 적그리스도에 적나라한 해석이었다.
 
계13:1에 보면 적그리스도가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책의 저자들은 해석하기를, 성경에서는 뿔은 정치적인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 7년 환난(계:6-19장) 중에 적그리스도가 다스릴 10개 연방국을 나타내는 것이라 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단7-8장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더 나가서 이 연방국은 1970년대 10개국이 결성한 EEC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 연방국의 지도자로 적그리스도가 등장하여 모든 인간들의 이마에 짐승의 표인 666으로 인 맞게 함으로 역사상 가장 잔인한 독재자가 되어 마침내는 계16장에 나타나고 있는 ‘아마겟돈 전쟁’을 일으키는 주역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소름끼치는 해석을 666과 컴퓨터 바코드, 신용카드를 연관해서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니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설득적인가?
 
아마, 부정적인 면이 강한 우울질적인 내 성격 탓에 그런 염세적인 해석들에 더 영향을 받았을지 모른다. 여하튼 그 때부터 그들이 해석하는 ‘요한계시록’에 심취하게 되고 그것이 본 교회에서 뿐 아니라, 어쩌다 초청받은 부흥사경회에 가서도 그런 내용들이 설교에 나타나고는 했던 것이다. 물론, 성경을 바탕으로 해서 설교했으니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문제는 그런 해석자들이 빠지기 쉬운 위험이 ‘시한부 종말론자’가 되기 쉽다는 점이다. 예수님이 분명 “그 날과 그 시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마24:36)”고 말씀했음에도 종말의 때를 알려는 시도는 끝없이 나타났던 것이다. 그러한 시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구절이 마24:32-34이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 아나니 이와 같이 너희도 이 모든 일을 보거든 인자가 가까이 곧 문 앞에 이른 줄 알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 일이 다 이루리라”
 
시한부 종말론자들은 이 구절에서 무화과나무를 이스라엘로, 가지가 잎사귀를 낸 것은 이스라엘 독립이 이루어진 1948년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성경에서 말하는 한 세대는 40년이라면서 1988년이 바로 종말의 때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시한부 종말론으로 인해 ‘다미선교회’ 같은 엄청난 실수가 계속되고 많은 이단들이 교인들을 미혹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종말론에 깊이 심취해 있으면서도 재림의 시기가 임박했음은 자주 강조 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시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에 와서 너무 감사하게 된다. 그럼에도 시무하던 시절에 내 의식은 은퇴하기 전에 주님이 재림하실지 모른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탓에 총회연금에 가입하는 일도 등한히 했다고 볼 수 있다.
 
1976년 홀 린세이의 저서를 통해서 깊은 영향을 받았던 때부터 지금까지 40년이 흘러갔다. 수많은 시한부 종말론자가 주장했던 1988년, 1992년, 2000년, 2012년도 무사히 지나갔을 뿐 아니라, EEC 10개국을 통해서 적그리스도가 등장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국가가 총 28개국이나 되었으니 그들의 주장에 혹했던 나 자신에 한심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더욱 노년을 위해서 총회연금이라고 가입했었다면 교회에서 원로목사에게 주는 매월 사례비도 사양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더욱 은퇴한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언제 주님이 오실지라도 깨어 근신하며 충성에 전념했더라면 목회의 열매가 더 풍성하지 않았을까하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고 단언했던 스피노자의 말이 가슴에 젖어온다.
 
그럼에도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종말에 대한 예언들은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시대의 모든 상황을 보면 종말의 시기가 매우 가깝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의 언급한 종말론자들의 주장 중 지나친 것이 적지 않을지라도 무조건 전부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다만 요한계시록에 대한 지나친 해석이나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주장이 건강하게 신앙 생활하는 교인들을 미혹하지 않도록 한국교회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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