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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정관개정안, ‘개악’ 논란... 비회원에 ‘상임회장’ 배정
2017년 03월 29일 (수) 09:22:33 이현주 기자 webmaster@cry.or.kr

(출처:아이굿뉴스)

   
▲ 지난 17일 열린 한기총 임원회. 사진제공=한기총

현직 총회장 중심의 임원회 구성, 1년직 교단총회장은 잔여임기만 맡게 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가 한국교회총연합회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정관개정 작업을 시작했다. 한기총은 당초 한교총에 약속한대로 공동대표회장 제도 등을 신설하는 방안을 개정안에 담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특정인사 중심의 개정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한기총이 제시한 정관개정안. 지난 17일 열린 임원회에서 보고된 정관개정안은 지난 2011년 김용호 직무대행에 의해 제안된 7.7정관을 기초로 작성됐다. 한기총 설립 목적은 제1장 총칙 제3조에는 그동안 보수연합기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삽입했던 ‘용공주의 다원주의, 동성연애 배격’에 대한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과거 홍재철 대표회장 당시 반 WCC 정서를 담아 추가한 내용을 기감과 통합 등 에큐메니칼 교단의 영입을 위해 다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교총 추진과정에서 제안한 ‘공동대표’ 체제로 정관을 개정했으며, 군소교단의 총대권한을 대폭 축소했을 뿐만 아니라 단체회원의 피선거권 제한과 군소교단 회원권 제한 등 강도 높은 개정안을 임원회에 공개했다.

# 공동대표회장? 빛좋은 개살구

먼저 대대적으로 개정안을 낸 임원회 구성의 경우, 상임회장을 9인 이내로 구성하는 조건으로 예장 합동, 통합, 대신, 기감, 기하성, 기성, 기침 등 교단 이름을 명시해 현직 총회장이 상임회장을 맡도록 했으며, 군소교단 대표 2인을 추가했다.

공동대표회장은 상임회장 중에서 3명을 선임하기로 했다. 임기는 1년에 1회 연임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상당한 모순이 발생한다.

운영세칙 제4장 임원 및 감사 제8조 임원의 자격과 선출에는 정관과 마찬가지로 “가. 공동대표회장은 현직 총회장 중에서 선임된 자로 총회에서 선출한다. 나. 임기중 총회장이 교체된 경우 신임 총회장은 잔여 임기를 맡아 수행한다”고 되어 있다.

한기총 정기총회는 정관상 1월이다. 공동대표회장에 선임돼도, 성결교의 경우 5월에 장로교의 경우 9월에 총회장이 바뀌게 된다. 현직 총회장이 대표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선임된 회장은 5월 혹은 9월에 임기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같은 교단 총회장이 한기총 정기총회가 열리는 1월까지 잔여임기를 맡도록 했다.

한기총은 공동대표회장을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직총회장만 대표회장을 할 수 있다는 조항에 부딪히면서 사실상 임기 1년의 교단 총회장이 한기총 대표회장을 연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즉, 이와 같은 정관과 운영세칙대로라면 대표회장 임기에 저촉되지 않거나 연임할 수 있는 교단은 4년 전임제의 감리교와 연임제한 규정이 없는 기하성 밖에 없다. 사실상 장로교단은 공동대표회장 제도라는 명분에만 참여하는 것 뿐, 매년 잔여임기를 하거나 중도 사퇴해야 하는 불이익에 처하게 된다.

선거방식 또한 논란거리다. 선거관리규정 제4조에는 “공동대표회장 후보는 3인으로 하되, 추대위원회 결의에 따라 가군에서 2인, 나와 다군 중에서 1인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가군은 7000교회 초과 교단으로 앞서 상임회장단 중에서라면 합동, 통합, 대신, 기감 등 4개 교단이다. 나군은 7000교회 이하 1000교회 초과로 기하성, 침례교, 기성 등이 포함된다. 다군은 1000교회 이하 모든 교단이다. 그런데 추천위원회를 상임회장단과 공동회장단에서 구성하게 되어 있어, 1000교회 이하의 군소교단에 공동대표회장 몫이 돌아오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 정관개정안, 군소교단 반발 예상

한기총이 내놓은 정관개정안은 한기총 총대들 2/3의 동의를 얻어야만 개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군소교단 회원이 거의 80% 이상인 한기총에서 군소교단에게 불리한 정관을 개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영훈 대표회장 등 한기총 개혁그룹은 정관개정을 위해 당연직 총대와 실행위원 자격을 갖는 상임위원회 위원장에 기하성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인사를 다수 포진시켰다. 전체 위원장 중에서 기하성과 여의도 인사만 5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군소교단들이 반발하는 부분은 200교회 이하 교단의 회원 자격과 군소교단의 총대수 축소다. 한기총은 당초에도 200교회 이하는 회원자격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교단 분열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회원 자격을 허락하다보니, 현재 가입 교단 중에 200교회가 안 되는 군소교단 수도 상당하다.

정관개정안에는 “금번 회기에 한하여 기존 회원교단에 대하여는 교회수가 200 이하라도 총회대의원 자격을 유지한다”고 명시했다. 다시 말하면 다음 회기부터는 회원권 자체가 없다는 말이 된다.

대의원수 축소도 반발거리다. 기존에는 201~300교회는 3명의 총대를, 301~500교회는 5명의 총대를 배정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201~300교회 총대는 1명, 301~500교회는 2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군소교단으로써는 자기 몫이 줄어드는 개정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형평의 원칙,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한기총 내부에서는 “연합기관은 다양한 교단과 단체가 기독교 복음을 바탕으로 연합하고, 복음전파를 위해 헌신하는 곳인데, 교단 규모에 따라 차별을 둔다면 그것이 형평에 맞는 연합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 정신이라는 것을 ‘크기’ 즉, ‘물량’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기독교정신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기총 개정정관대로라면, 루터교회 같이 100교회 이하의 교단은 아예 회원 자격이 없다. 루터교는 과거 한기총 회원이었고, 지금 한교총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한기총에 복귀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혹여 과거 교단은 심사없이 복귀할 수 있다고 해도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은 가질 수 없다. 성공회, 루터교 등 전통있는 교단은 아예 참여가 불가능하다. 한기총 뿐만 아니라 한교총 설립 목적에도 맞지 않다.

단체를 회원으로 받으면서도 단체장은 출마를 제한한 것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조항이다.

한기총은 운영세칙에서 ‘회원권 제한과 제명 및 탈퇴’ 항목에 “본회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이단과 관련된 주장이나 동조 등의 행위가 발견될 경우 회원권을 제한 또는 제명”하도록 했고, “본회 임원에 대하여 임원회의 동의 없이 사회법정에 고소, 고발하는 단체나 개인은 고발즉시 회원권을 상실”하도록 했다. 고발 즉시 제명이 되기 때문에 내부에 불합리한 피해를 입어도 구제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임원회에 내놓은 정관개정안은 이영훈 대표회장의 개혁의지를 읽기에 충분하다. 특히 한국교회총연합회와 통합 혹은 한기총이 한교총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여러 장치를 정관에 명시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회원도 아닌 교단들에 상임회장 자격을 아예 명시해 놓은 것이다. "어서 복귀하라"는 '러브콜'이다.

한기총 일각에서는 오는 5월 총회에서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복귀가 확실시 되고 있다는 기대도 일고 있다. 하지만 ‘현직’에 얽매인 나머지 대부분의 1년직 교단 총회장은 잔여임기나 수행해야 하는 한기총 공동대표회장 제도에 매력을 느낄 교단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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