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짜리 동전놀이를 즐기던 옛 친구가 있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 이 땅에 와서, 크리스천으로 조용히 떠나간 신실한 신앙인이었다. 고등학교 2학 때인가 몇몇 친구들과 경주 지역으로 무전여행을 떠났다. 불국사에 가게 되었는데 그는 다보탑에 필이 꽂혀 약 30분 동안 돌을 매만지며 사진을 찍어댔다.

그후 10원권 동전이 발행되자 그는 한 두 개를 늘 지니고 다녔다. 빈짝반짝 윤이나는 다봏탑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까지 했다. 하루는 저녁을 사라고 나를 불러냈다. "동전을 돌릴테니 네가 쓰러트려 다보탑이 나오면 자신이 밥값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늘 10원짜리 동전을 가지고 놀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불국사를 찾아본 적이 없다. 더 이상 실물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접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10원짜리 큰 것을 만지게 될 땐 그의 생각이 나곤 한다.

요사이 남북관계가 얼어붙어있다. 이 땅엔 북한의 세습왕조를 찬양하는 무리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현정권을 독재라고 몰아 부치는 선량 중엔 북한에 대해 좋은 말만하는 X들도 있다고 한다. 분단된 나라에서 어떻게 봐야 하는지 흔란스럽다.

매스컴에서 북한기사를 보게되면 그의 동전놀이가 생각난다. ‘북한’이라는 동전을 돌리면 한 쪽은 ‘주적’이고 다른 한쪽은 ‘동포’가 아니겠는가. 분명 북한은 우리의 동포이자 주적임에는 틀림없다. 그들은 같은 말, 같은 글, 같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동포이면서도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킨 집단이다.

그들은 70년간을 남쪽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혹독한 경제난 속에서도 무기를 만들고 핵을 개발하고 있다. 평등을 외치면서도 김씨 세습왕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엔 북한정권의 인권에 대하여는 침묵하고 우리 대통령을 독재자, 독재자의 딸로 매도한다.

아마도 남쪽이 북과 같은 독재라면 그들은 지금쯤 어디에 가 있을 것인가? 일부 교사들도 문제이다. 동전의 한 면만 보여준다. 그리고 거기에 짜 맞춰 역사까지 왜곡한다. 동전의 다른 면을 말하면 민족의 반역자라고 말한다. 그런 교사님들에게 배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6.25 전쟁에 대하여 물으면 대체적으로 일본에 대한 독립전쟁이라 말한다.

동족상잔의 원흉을 독립의 영웅으로 묘사되는 것이다. 통일은 역사왜곡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북한정권을 미화해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6.25 남침을 부인하거나 희석시켜서 이루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저들이 새 일을 시작할 때 찾아가는 현충원은 어떤 곳인가. 그곳은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북의 남침에 대항하다가 김일성 군대에 의해 삶을 거두게 된 우리의 형님 아니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묻혀있는 곳이다. 아마도 그분들은 일부 정객이나 교사들을 보면서 통곡할지도 모른다. 보훈의 달을 맞아 분향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곳의 주인공들이 편히 잠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검은 안경을 쓰고 흰 것을 검다고, 빨간 안경을 쓰고 흰 것을 붉다고 해서야 되겠는가. 안경을 벗어야 한다. 남남갈등의 해소 이것이 통일을 여는 열쇠이다.

/홍익교회 장로, 전 평대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