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목회교육연구원)

벧전 3:18-22

 1. 설교착상으로서 본문읽기
오늘은 사순절 첫째주일이다. 베드로전후서는 소아시아 전역에 흩어져서 압박받는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베드로의 이름으로 보내진 격려와 위로의 서신이다. 이 서신의 수신자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1:1)이다. 여기서 언급된 다섯 지방은 소아시아라고 불리며, ‘흩어진 나그네’는 소아시아 지방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을 지칭한다.

역사적으로 ‘흩어진 나그네’란 표현은 남왕국 유다가 기원전 586년경에 바벨론 포로가 된 이후, 또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기원전 721경에 앗수르에 의해 멸망된 이후 여러 지방에 흩어지게 된 유대인들을 가리킨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둘 때 ‘흩어진 나그네’는 유대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다(참고, 약 1:1).

그러나 베드로전후서의 수신자는 유대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이방 그리스도인들도 포함한다. 이렇게 볼 때, 베드로전후서의 수신자는 소아시아에 흩어져 있던 여러 교회들의 그리스도인 전체를 가리킨다.

랍비 유대교에 대항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론에 대한 바른 가르침에 중요했다. 그 중에서도 예수의 그리스도 되심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통한 구원의 바른 의미를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18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한 단번에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말하며, 육체로는 죽고 영으로는 살리심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죄에 대하여는 죽고 의에 대하여는 살아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19-20절은 신약 성서의 난해 구절이다. 창세기 6장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아들들,’ 천사들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삼아 자식을 낳으므로 타락하여 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이 타락한 천사들에게 예수께서 가셔서 사탄의 세력을 멸하시고 승리를 선포하신 것이다.

2. 문학적, 역사적으로 읽기
베드로는 로마서를 알고 있고(벧전 1:7 = 롬 2:7, 10), 에베소서도 알고 있다. 베드로가 에베소서 내용을 조금 더 확대해서 찬송의 내용도 풍부하다(벧전 1:3 = 엡 1:3). 베드로전서 2장 13절은 로마서 13장 1-7절과 에베소서 5장 21절을 인용한다. 이렇게 본문의 내적 근거를 토대로 할 때, 베드로전후서는 1세기 말에 기록된 것이다.

당시 로마의 공식적인 그리스도교 박해가 도미티아누스(81-90년)때 있었고 랍비 유대교의 공식적인 그리스도교 탄압인 얌니아 회의(90년)도 비슷한 시기에 있었다. 욥바에서 남으로 20km 떨어진 곳인 얌니아(야브네)에서 예루살렘 멸망 후 종교교사들이 가진 모임으로 산헤드린과 같은 국가적 권위는 없으나 랍비들이 중심이 되었고 1세기경 야기되었던 성서의 정경성에 대한 논란이 재기되었다. 유대의 종교적 기록들의 전집이 재검토되었고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결정적 결별이 이루어지면서 얌니아 의회는 그리스도인을 출교하였고 모든 회당에서 ‘그리스도교 이단’에 대한 저주를 반복할 것을 명했다. 따라서 로마정부의 핍박과 랍비 유대교의 공격으로 인해 초기 그리스도교는 여러 가지로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고, 실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려는 현상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 랍비 유대교에 대항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세우기 위한 선언문의 내용을 편지에 담아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베드로전후서의 저작 시기는 90년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

베드로전후서는 베드로전서 1장 1절의 ‘나그네’(1:10의 너희)란 표현을 통해서 공동서신 곧 특정 교회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소아시아에 흩어져 있는 나그네에게 보내는 회람서신이다. 여기서 말하는 나그네는 디아스포라 유대인 중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을 가리킨다. 베드로전후서를 수신한 소아시아 지역의 나그네들은 바울을 통해 개종한 사람들인데, 마가가 바울의 선교여행에 동참한 후에 이집트 지역에 내려가서 알렉산드리아와 카이로에 복음을 전하게 되었을 때 베드로를 초청하여 베드로전후서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 때 마가는 베드로에게 소아시아 지역에 있는 청·독자들의 상황을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인해서 베드로가 마가의 도움으로 바울이 전도하였던 소아시아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회람서신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베드로전후서의 기록장소로 추정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는 베드로전서 5장 12-14절에 언급된 ‘택하심을 함께 받은 바벨론’이란 표현이다. 베드로가 이 서신의 마무리 단계에서 한 인사말(벧전 5:13) 속에 언급된 그 바벨론이 어디를 가리키는 것인가? 여기서 바벨론은 로마를 가리킨다. 그러나 지금의 이탈리아 반도의 수도인 로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벨론 성벽으로 둘러싸인 이집트를 의미한다. 지금도 이집트의 옛 카이로(Old Cairo)에 가면 바벨론 성벽이 유적지로 남아있다. 이집트에 교회를 세운 마가와 로마가 세운 바벨론의 관계는 아주 의미심장하다. 베드로전서 5장 13절은 바벨론과 마가를 상호 연결시키고 있다.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 얼마 전의 시기에 마가의 초청으로 이집트를 방문하게 되었고, 후에 마가를 통해 전해들은 바울의 선교지 곧 소아시아에 있는 성도들에게 모든 박해와 순교의 상황을 잘 극복하도록 베드로전후서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베드로가 베드로전후서를 이집트의 옛 카이로에서 기록할 때, 바울이 선교한 소아시아 지역의 나그네와 같은 성도들이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증오와 박해를 당하는 위기적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참고, 벧전 2:12, 15; 3:14-17). 베드로전후서는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갈 것을 권면하기 위해 기록된 서신이다.

3. 신학적, 명상적으로 읽기
18-20절은 신약 성서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본문이다. 이 본문이 매우 어려운 수수께끼와 같은 본문이지만, 그 어느 본문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여기서는 이 본문을 의미를 이해하는데 가장 핵심인 “옥에 있는 영들”은 누구인지, 예수께서 “선포”하신 내용이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그리스도께서 단번(a[pax)에 죄를 위하여 죽으사”라는 표현은 로마서에 나오는 “그가 죄에 대하여 단번에 죽으심이요”(롬 6:10)라는 바울의 사상과 유사하며, 히브리서 9장 26~28절과도 유사하다. 이를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죄를 위하여 단번에 죽으셨다는 사상이 당시 초기교회에 널리 알려진 듯하다.

19절에서 말하는 ‘이 ‘옥에 있는 영들’이 누구인지가 19~20절의 해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베드로가 ‘영들(pneu,masi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기에, ‘옥에 있는 영들’이란 사람이 아니라 창세기 6장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아들들’ 즉, 천사들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삼아 자식을 낳으므로 타락하여 옥에 갇히게 된 타락한 천사들이다. 19~20절은 에녹서의 전승을 잘 알고 있고 인용하고 있다. 에녹서 6장에는 ‘천사들의 탐욕’이, 7장에는 ‘천사들의 타락’이, 12-13, 16장에는 타락한 천사들에 대한 형벌에 대한 선포가, 18, 21장에는 타락한 천사들이 형벌을 받는 옥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베드로전서에 영향을 끼친 이러한 에녹서의 내용으로 보아 ‘옥에 있는 영들’이란 타락한 천사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예수는 이들에게 무엇을 전파하셨는가? 복음이란 단어 또는 복음을 전파하신 것이 아니라, ‘그가 전파하셨다’는 단어가 사용되기에, 회개하여 영생을 주려는 구원의 목적을 가진 복음을 전파하기보다 십자가 사건으로 사탄의 세력을 멸하셔서 얻게 된 영원한 승리를 전파하신 것이다. 악한 영들과 권세들이 주는 고난과 랍비 유대교의 대항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던 청·독자들은 이 승리의 복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함으로서 상당한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가 성도들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천사들과 권세들과 능력들이 복종하기 때문이다(벧전 3:22).

a[pax(단 번에)라는 단어는 신약성서에 9번 쓰인 단어이다. 로마서(롬 6:10), 베드로전서(본문), 유다서(유 1:3)에서는 1번씩 히브리서에서는 총6회(히 7:27; 9:12, 26, 28; 10:2, 10)사용되었다. 기본적으로 a[pax는 ‘단 한번’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단어가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에 쓰이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통해 이루신 속죄행위가 단 번(한 번)으로 완전하고 영원한 효력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의 랍비 유대교의 그리스도론에 반대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성도들에게 바른 그리스도론을 교육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단 번에 죄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우리를 속죄하시고 구원하신 것을 강조한다. 다른 그리스도는 없고 우리의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만 가능하지 랍비 유대교가 말하는 율법과 행위에 있지 않다.

pneu,masin(영들에게)이란 단어에서 ‘영들’은 신약성서에 5번 사용된다. 고전 12:10; 엡 6:12; 히 12:23; 벧전(본문), 요일 4:1 등에 각 각 사용되었다. 신약 성서의 ‘영’은 사람의 육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람의 생명 속에 능력을 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찾아가신 옥에 있는 ‘영들’이란 ‘전에 노아의 날 방주 예비할 동안 하나님이 오래 참고 기다리실 때 복종하지 아니하던 자들’로 창세기 6장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아들들’ 즉, 천사들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삼아 자식을 낳으므로 타락하여 옥에 갇히게 된 타락한 천사들로 간주된다(에녹 1서 6-10장 참조).

21절의 u[datoj(물)은 모든 생명체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모든 피조물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다. 또한 물은 이스라엘 백성이나, 제사장들이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 옷이나 몸을 씻어 정결하게 하는데 사용되고, 영적 축복과 회복을 상징한다. 물이 모자란 것은 가장 심각한 일로 선지자들은 이를 하나님의 심판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21절에서 ‘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구원하는 표’인 ‘세례’를 말한다. 이처럼 신약에서 물은 그리스도인들의 세례(행 8:36-39; 히 10:22; 벧전 3:20)와 세례요한의 회개의 세례(마 3:11; 막 1:8; 행 1:5; 11:16)와 관련된다. 세례는 이 세상으로부터 중생한 자들이 공동체로 옮겨가는 변화의 시작을 나타내는 의식이며, 그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정결 의식과 관련이 있다. 또한 사도바울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신 것이라고 표현한다.

4. 위기/심판적, 회개적으로 읽기
예수의 부활이 이단들의 주장처럼 영의 부활이 아니라 신령한 육체의 부활이며, 모든 권세가 복종한 것이라는 22절을 통하여 당시의 이단 사상들의 잘못된 그리스도론의 비판하며 권세자들이나 천사를 숭배하는 잘못된 신앙에서 벗어나 회개함으로써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믿고 따라야함을 권면하고 있다. 베드로는 당시 이단들의 잘못된 영과 육에 대한 견해, 잘못된 그리스도론, 잘못된 부활관 등 여러 가지 사상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동시에 올바른 그리스도론을 전개함으로 어려움 가운데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권면하며 잘못된 신앙에서 나와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믿고 따라가야 함을 강하게 설득하고 있다. 이러한 베드로의 의도는 청중에게 과거의 잘못된 모습에서 벗어나 미래의 특정한 행위를 올바르게 바꾸도록 권면하거나, 설득하거나, 충고하는 연설문 형태를 담은 '심의적 수사학' 방법으로 볼 수 있겠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였고, 오늘날도 선구자들은 예수를 선포하고 있다. 그러나 다이나믹한 본질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우리가 메시지에 직면하게 될 때, 하나님의 나라에 직면하게 된다. 그것에 대해 적절히 응답하는 일 역시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즉,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이다.

5. 본문과 병행본문(막 1:9-25)의 케리그마 연결
마가복음에서 세례 이야기는 예수의 공생애 안에 들어있지 않고, 오히려 서문에 들어있다. 시험사화와 짝을 이루고 있는 세례 이야기는 전체 마가복음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즉, 그것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사렛 예수의 정체성과 권위를 확립해주고 있다(서론의 첫 부분을 보라).

세례 본문의 구조에 대한 첫 인상은 이 이야기가 역사적 사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차적인 기능에 있다. 9절에 나타난 틀은 그 사건에 대해서 갈릴리 나사렛에서 오신 분으로서 예수를 동일시해주고 있다. 현현에 대한 기록(10절과 11절)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환상(10절)과 음성(11절)이다.

환상은 우리말 성경의 번역보다 헬라어 성경이 더 생생하다. “그(예수)가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쪼개겨 나누어 지는 과정을 보셨다”(사역). 여기서 수동태는 하나님의 행동을 함축하고 있고, 동사는 예수의 임종시에 성전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로 두 쪽으로 찢어진’ 것을 표현할 때에 똑 같이 사용되고 있다(15:38). 그 두 가지의 경우에, 오랫동안 인봉된 것이 갑짜기 열어 젖혀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수의 선교는 오랫동안 지체되어 왔던 희망에 대해 대답을 해주고 있다. “오, 당신은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나이다”(사 64:1). 환상의 내용은 비둘기 같은 성령의 강림이다. ‘비둘기 같은’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번역성서에 의해서 올바르게 이해될 수 있다: ‘비둘기 같은 성령’은 예수가 보셨던 환상의 형태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고(AV; 눅 3:22, RSV), ‘비들기 같이 강림한’은 일종의 운동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RSV, TEV, NIV, NAB, 그리고 창 1:2의 ‘운행하심’이란 표현은 히브리 동사가 제안하는 것처럼 새와 같은 운동을 가리킨다). 이 두 가지의 경우에 있어서, 세례시에 예수에게 비둘기가 강림한 것은 그가 요한보다 더 큰 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성령의 능력에 힘입은 예수는 그를 따르는 자들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1:7-8).

하늘로부터의 음성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 즉 마가복음의 중심주제를 증거하고 있다(서론의 ‘하나님의 아들’을 보라). 이 신적 계시는 직접 인용은 아니지만, 구약성서의 어떤 본문들을 반영해주고 있다(시 2:7; 사 42:1; 창 22:2). 이러한 암시는 예수가 누구신지 정의를 내리도록 구약성의 인물을 찾아 보도록 초청을 하기도 하고 동시에 방해를 하기도 한다. 그는 이스라엘의 왕이요, 하나님의 종이요, 또는 희생제물이 되신 분인가? 교회력에 따르는 대부분의 성구집은 구약성서의 교훈 가운데 마가 1:4-11이 따르고 있는 구절로 사 42:1-7을 선택함으로써 종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장로교의 성구집도 사 61:1-4을 선택하고 있는데 이는 동일한 이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마가복음에 따르면, 예수는 그 자신의 말씀과 행위를 통해서 구약성서의 전형적인 표현인 하나님의 아들의 자격을 얻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지칭하고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예수의 공생애, 죽음, 그리고 부활은 구약성서가 증거하는 의미를 확정해주고 있다.

한 가지 실마리는 예수의 시험사화를 세례요한의 사역에 연결지으려고 광야를 무대로 설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1-13절은 모든 자료를 신학적으로 얽어매고 있다(서론과 본문에서 1-13절에 대한 설명을 보라). 이러한 실마리는 시험사화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그 근본적인 내용이 갈등과 싸움에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예수의 광야의 40일(1:13)은 이스라엘 민족의 광야의 40년(신 32:13), 모세의 시내산의 40일(출 34:28), 그리고 엘리야의 호렙의 40일 여행(왕상 19:8)과 평행을 이루고 있다. 40이란 숫자와 관련하여, 이 모든 구절들의 대부분이 하나님이 부재하시는 상황에서 초래된 위기임을 암시하고 있다. 광야는 하나님께 대적하는 세력이 거하는 지역, 즉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원초적인 혼돈의 지역이다. 이러한 현상과 느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구약성서의 전승(신 2:7; 32:10)과 마가복음의 설화(말하자면, 1:2-4, 35; 6:31-44) 속에 나타난 광야에 현존하고 계시다. 그러나 이러한 현존과 섭리는 싸움과 시험으로부터 자라나고 있다. 구약성서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을 광야에서 시험하고(출 17:7; 신 6:16), 마가복음에서 사단도 예수를 광야에서 시험하고 있다.

두 번째 실마리는 동사 페이라조(시험하다 또는 유혹하다)인데, 이 동사로부터 전통적으로 이 구절은 ‘시험사화’라고 불리워지게 된다. 그 용어 대해 가능한한 다양한 의미 가운데, 두 가지 그럴듯한 선택이 문맥상에서 떠오르는데, 하나는 죄의 유혹이고 다른 하나는 시험을 걸어오는 것이다. 헬라어 사전은 마가 1:13을 전자의 의미에 둠으로써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평행귀에 적용을 하려고 시도를 하였지만, 마가복음에서 그 의미는 후자에 해당한다. 즉, 예수는 “40일간 황무지에 계시면서 사단에 의해 시험을 받으셨다”(NAB). 마가복음에 나타난 ‘시험하다’란 동사(8:11; 10:2; 12:15)의 다른 모든 쓰임새는 분명히 죄의 유혹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시험을 받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것이 1:13의 목적이며 마가복음에 한 번 사용된 명사(14:38)의 목적이라고 우리는 거의 확신할 수 있다. 시험사화는 예수와 사단 사이에 있었던 강력한 시험에 관한 것이다.

이 본문에 대한 신학적 중요성을 위한 세 번째 실마리는 그 구조에 있다. 이 장면에서 오직 유일한 인간으로 등장하는 예수와 더불어서, 네 가지의 다른 배역이 이 구절에 등장하고 있다. 즉, 성령과 사단과 들짐승들과 천사들이다. 비록 어떤 사람은 짐승들을 에덴의 평화로운 공존을 암시하는 것으로서 보지만, 이 구절의 의미에 대한 더욱 더 가능성 있는 견해는 사단과 마찬가지로 짐승들도 광야의 영역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마가복음은 처음에 광야에 예수를 내 보내는 신적 섭리를 묘사함으로써(성령) 적대 세력들(사단/짐승들)에 대항하는 예수의 싸움을 설정하고, 마지막에 시험에서 예수를 붙들어 주고 있다(천사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 시험은 40일간의 금식 직후에 나오고, 마태복음은 마귀가 예수를 떠난 직후에 천사들이 수종드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마가복음에서 시험하는 일은 분명히 40일 동안 내내 계속되고 있으며, 짐승들(적대 세력들)과 천사들(신적 섭리)도 모두 내내 현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단도 결코 예수를 떠났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며, 그러한 장면은 마가복음 전체에 있어서 밑그림이 되고 있는 우주적 전투의 파라다임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 결과로 뒤따르는 드라마는 예수의 시험이 지니고 있는 특성(말하자면, 8:11; 10:2; 12:15), 갈등에 직면했을 때의 권위(말하자면, 1:21-28; 2:1-12; 12:35-37), 그리고 사단과 모든 악의 세력들에 대한 승리의 증거(말하자면, 3:27; 15:37-39; 16:1-8)를 그려주고 있다. 비록 현재의 본문이 사단의 패배에 대해서 선언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것이 충분히 나타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들을 귀를 가진 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가 이미 원리상으로 보장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단의 능력은 실제적이지만, 역시 제한적이다. 사단의 능력은 본문 속에서 명령하는 성령과 수종드는 하나님의 천사들에 의해서 한 가운데로 몰리면서 그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예수께서 나타날 때, 하나님의 때는 성취되었다. 교부들 은 이것을 율법시대의 끝 또는 복음의 원리에 의해 율법을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였다. 갈 4:4-5의 ‘때가 찾다’는 말씀은 죽은 행실을 버리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으라고 요청하는 말씀이다. 갈릴리를 이방인들을 위한 상징적 장소로서 취급하면서, 최근의 주석가들은 이방인들에게 그 나라를 개방하는 하나의 전환점으로 이해하였다. 이 모든 해석들은 새로운 상황의 변화 속에서 그 본문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각 각의 해석은 요한으로부터 예수에게로 이어지는 전환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그 자신의 시대적 해석을 반영해 주고 있다.

6. 설교구성
베드로는 예수께서 지금 하늘에 계심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예수의 부활은 우리 구원의 표시이다. 지금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세례와 관련지어 설명해 온 베드로는 이제 그의 승천의 영광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부활과 승천은 초기교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다는 것은 우주의 지배자시요(빌 2:9-10; 골 1:18), 대제사장이시며(롬 8:34-35, 38-39), 심판자로서의 영광과 존엄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오른편은 하나님과 버금가는 지위이다".

예수의 부활하심과 승천은 구속 사역의 완성을 나타낸다. 예수께서 우리를 죄의 지배로부터 구원하여 하나님과 연합하게 하셨다. 그리스도는 하늘에 오르사 하나님의 우편에 계셔서 천사들과 하늘의 모든 권세들과 능력들을 다스리고 계시다. 그리하여 모든 일이 우리 구원의 완성을 중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받은 구원은 너무도 확실하다. 그리스도는 지상에 오셔서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로 죄와 사망을 이기셨다. 이제는 지하 음부에까지 가셔서 구원의 승리를 전파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독생자가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신 목적을 완수하셨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승리는 그분을 믿는 사람의 승리이다.

마태복음과 요한복음과는 달리 마가복음에서, 환상과 음성은 오직 예수만을 위해서 의도되고 있다. 본문은 아무도 어떤 것을 보았거나 들은 사람들이 없다고 제안하고 있다. 비록 독자가 제목(1:1)과 지금 세례현현(the baptismal epiphany) 이야기 속에서 예수의 진정한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네러티브의 수준에서 지금까지 사실상 독자에게 알려진 예수의 모습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것이 현현이 지니고 있는 비밀이다. 예수는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공적인 실증에 의해서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다. 예수의 죽음을 지켜본 백부장(15:39)은 사적으로 계시된 것을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공개적으로 고백하였을 것이다.

마태 4:1-11과 누가 4:1-13을 비교해 볼 때, 마가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시험사화는 아주 간단하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사이에서 가장 유사한 요소는 마가복음에 나타나 있지 않다. 즉, 금식이라든지, 주리심, 자연상태, 시험의 내용, 또는 싸움의 결과 등 아무것도 마가복음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마가복음의 빈약한 본문은, 만일 누군가가 본문 안에 나타난 실마리를 주목하면서 신학적으로 그 구절을 읽는다면, 강해설교를 위해 많은 예수의 설교와 그 나라의 도래 사이의 연결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해석은 모든 새 시대에 그 메시지를 참신하게 들어야 하는 것을 유용하게 해주고 있다. 갈릴리에서 예수는 육신으로 현존하였다. 이제 우리를 위해서 예수는 선포의 말씀으로 현존하고 계시다. 복음이 충실하게 선포되는 곳에서(설교자들에 의해서든지 또는 교사들에 의해서든지. 서론의 설교와 가르침에 관한 내용을 보라), 하나님의 나라는 청중들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그들을 위해서 ‘때가 찾고,’ 결전의 때는 왔다.

7. 예화와 비유 

초기 한국교회 권서인 소요한(蘇堯翰) 장로

소요한(蘇堯翰) 장로의 본래 이름은 소훈식(蘇勳植)이다. 1892년 경기도 용인군 기흥면 보라리(현재의 민속촌 자리로 그의 가문이 지금까지 400년 동안 터를 두고 있는 고향이다)에서 소봉영(蘇鳳永)의 삼남매 중 외아들이요, 삼대독자로 태어났다. 소훈식은 7살에 어머니를 잃고, 10대 시절부터 신앙을 갖게 됐다. 소훈식은 김양(지금의 용인)에서 8Km 가량 떨어진 오미실교회에 매일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신앙생활을 했다. 18세에는 훈장 일을 보던 아버지마저 여의었다.

소요한 장로는 2년 후인 1918년, 27세의 나이에 오미실 근처 김양교회의 장로로 장립됐다. 결혼 후 부인은 김양에서 냉면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장로가 되자 곧 가게를 처분했다. 주의 종으로 기름부음 받은 이가 세상일에 몰두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된다는 신앙적 결단이었다.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던 소요한 장로는 김양교회의 조사로 일하던 유 장로에 의해 대한성서공회 권서인으로 천거된다.

초기 한국 교회의 권서인(勸書人, colporteur)은 당시 성경을 번역, 출간하던 대영성서공회(The 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 지금의 대한성서공회) 소속 직원으로, 성경(단권 성경과 쪽 복음)을 판매하던 매서인(賣書人)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권서인을 단순한 책장수로 보지 않았다. 교통편이 어려운 시절, 삼천리 방방곡곡을 두 다리로 누비며 가가호호를 직접 방문해 복음을 전했기 때문이다. 권서인은 복음의 최전방에 서 있던 사람이었다. 당시 권서인의 첫째 조건이 ‘믿음’이었던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1900년대 초에 모두들 어려운 처지라 끼니를 걱정하는 형편에 쪽 복음과 성경책을 사려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는 거저 주다시피하며 말씀을 전했고, 부친로부터 침술과 한약재 짓는 훈련을 받았던 터라 곳곳에서 만나는 아프고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소요한 장로의 권서 사역은 1918년부터 1938년 은퇴하기까지 20여 년 동안 계속됐다. 처음 맡은 전도 구역은 경기도 남쪽 지역이었는데 서울-판교-용인-죽산-진천-증평-청주-보은-영동을 도맡아 다녔다. 셋째 며느리인 장예(張禮 영락교회 은퇴 권사) 권사는 소요한 장로가 강원도 산골짜기까지 다녔었다고 증언한다.

해가 저물어도 묵을 곳을 찾지 못해 노숙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는 전도사역에 몸은 지치지만,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할 때가 많았다. 시장기를 견디다 못해 남의 옥수수 밭에 들어가 옥수숫대를 붙들고 그 집안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그렇게 날 옥수수로 주린 배를 달랬다. 어떤 때는 날 콩 한 줌으로 시장기를 면했다. 고무신을 아끼기 위해 맨발로 다니다가 전도하려는 동네 어귀에 다다라서야 신발을 꺼내 신었다. 얼마나 걸어 다녔던지 발바닥에는 거북이 등딱지 같은 굳은살이 박였다. 가을에 밤송이를 깔 때는 맨발로 밟고 서서 뒤꿈치로 깔 정도였다. 발뿐 아니라 등에도 굳은살이 박였다. 권서 일은 많이 걷기도 했지만 무거운 짐을 져야 했기 때문이다. 성경책과 쪽 복음을 담은 궤짝을 그대로 등에 지고 다닌 탓에 등에는 기역자 모양의 굳은살이 박였고, 어깨에는 궤짝을 둘러맨 새끼줄 자국이 뱀 모양의 흉터로 남았다.

권서직에서 은퇴한 소요한 장로는 경기도 용인군 원산면 문시랑(지금의 문촌리)에 살다가 1940년 3월 13일, 서울 영등포로 이사했다. 소요한 장로는 영등포교회에 출석했다. 1943년부터는 영등포 교회의 시무 장로로 취임해 봉사했다. 현재 영등포 교회 원로목사이며 한국에 현존하고 최고령 목회자인 방지일 목사는 소요한 장로를 ‘전도 열심히 하신 장로’로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1950년에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소요한 장로는 그해 12월 30일에 처가가 있던 아리실로 피난을 간다. 생계를 위해 한약방을 운영했는데 몇 달 새, 쌀 네 가마를 모으게 되었다. 다음해 이른 봄 그것을 가지고 인근 마을인 이동면 어비리 수역이라는 마을에 있는 흉가를 사서 다시 이사했다. 8개월 동안 마을 주민에게 복음을 전한 소요한 장로는 1952년 1월 3일, 동네 주민 40여 명을 사랑방에 모아 수역교회를 창립한다. 6년 뒤인 1958년, 오직 복음 전도의 사명을 붙들고 살아온 삶을 하늘의 부름으로 내려놓는다.

소요한 장로가 세운 수역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을 지낸 민병억 목사가 전도사 시절(1960~1962) 시무한 교회로, 현재는 2013년에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경기노회 산하의 어진비전교회로 개명하여 전형적인 농촌교회의 모습으로 수역동을 지키고 있다.

/소기천 교수(장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