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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교황에게서 배울 리더십
2014년 08월 20일 (수) 06:16:25 김태복 목사 webmaster@cry.or.kr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은 한국 안에 소외되었던 분들에게는 큰 위로를, 지도층에게는 큰 충격을 남겼다. 교황은 서울공항에서 영접행사를 마치고 타고 간 승용차는 준중형차였고, 그가 택한 숙소는 일류 호텔이 아니라 50년 된 주한교황청 2층 6평짜리 방이었다. 교황은 가구를 하나도 바꾸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국가의 최고 국빈임에도 방탄도 되지 않는 작은 차를 이용하고 헬기 대신에 KTX를 타고 대전을 내려가는 모습은 온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도 남았다. 힘 있는 자리에 있는 자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좀체 드물기 때문이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쑈를 한다.’고 비판할 수 없는 것은,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삶 그대로의 행보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부모는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이탈리아인이다. 그는 평생 청빈하면서 겸손과 소박한 삶을 살았다. 아르헨티나의 대주교가 된 후에도 주교관 대신 작은 아파트에서 지내며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고 음식도 직접 해먹었으며, 빈민가에서 봉사 활동했다. 특별히 교황이 되었음에도 천 여 개 이상의 방을 가진 화려한 궁전 같은 관저를 두고 성직자들의 공동 숙소 '산타마르타의 집'에서 살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한(訪韓)에서 보여준 행동 하나하나가 진심이었음을 믿게 된다. 방한 첫 날부터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각별함을 보이고,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하는 교황의 모습은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첨예한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정치권이나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최근 세월호 참사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와는 사뭇 달랐다. 특히 위안부 할머니를 비롯해 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참사 유족,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까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알게 모르게 외면했던 낮은 곳을 향한 교황의 행보 역시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물론, 개신교의 입장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 지나친 마리아 숭배. 신부를 통한 회개와 사죄선언, 성자들을 향한 기도, 전 세계적인 획일적인 조직 등, 가톨릭의 신학에 대해서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한 때 교황무오설까지 주장할 정도로 절대 권력을 가진 교황 자리임에도 프란치스코 같은 인물을 교황으로 옹립할 정도로 가톨릭은 개혁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 개신교는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2천 년 만에 권좌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온 교황임을 배우게 된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의 행동이다. 프란치스코도 전임 교황들 못지않은 노인이지만 중세교황처럼 권좌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종교적 속인(俗人)이 아니라 겸허하게 권좌에서 내려와 서민들에게 다가가서 섬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필자는 수십만이 운집한 8월 16일 광화문 시복미사에서 그의 메시지를 TV를 통해서 유심히 들어 보았다. 지나칠 정도로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하고 예수님을 따라 빛과 소금으로 살면서 소외된 자들과 낮은 자들을 섬기는 삶을 살라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깊이 차오르는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그는 번영주의에 몰입한 채 낮은 자들을 외면하고 있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주의하십시오. 여러분의 교회는 번영하는 교회이고 매우 선교적인 교회이며 위대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악마가 교회의 예언자적 구조 자체로부터 가난한 이들을 제거하려는 이런 유혹의 씨앗들을 뿌리도록 허용되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악마로 하여금 여러분이 부유한 이들을 위한 부요한 교회, 잘 나가는 이들의 교회가 되게 만들도록 허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여러분의 교회가 그렇게 된다면) 그 교회는 아마도 ‘번영의 신학’을 펼치는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그저 그런 별 쓸모없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이는 한국 가톨릭 지도자들 뿐 아니라 우리 개신교 지도자들에게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개신교의 신뢰도는 한국사회에서 곤두박질하고 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지도층인 대형교회 목회자들, 각 교단장들, 연합기관장들이 예수님의 삶과 반대로 사회적인 강자들을 따라 올라가는 삶, 섬김 받는 높은 자리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막강한 권력의 높은 자리에서 사회적인 약자들을 향해 섬기려고 낮아지고 있는 모습과 얼마나 대조적인가?

오늘날 개신교 지도자들이 한국교회 초창기의 섬김의 정신을 상실함으로써 교회풍토는 세속화되었고 나아가 세상 사람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교황의 섬김의 리더십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감동하며 환호하고 있는가를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던가? 거기에서 상실했던 한국 교회 신뢰도를 회복하는 답이 있지 않은가? 이제 한국개신교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리더십으로 인한 개신교의 사회적 실추에 대한 책임감을 깊이 통감하고 과감히 방향을 전환하여 예수님을 따라 낮은 자들을 향해 섬김의 사역의 길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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