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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탈퇴, 한교연 가입결의 러시
2012년 09월 24일 (월) 17:49:00 뉴스팀 news@cry.or.kr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몰락, 한국교회연합(한교연) 급부상”

2012년 가을 장로교 등 각 교단총회의 연합기구 기상도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을 비롯해 주요 교단들이 정기총회에서 한기총을 공식 탈퇴했다. 그 대신 한교연 가입을 공식 결의했다. 종합하면 국내 주요교단 중 예장합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보류를 결정한 것이다. 이번 장로교 정기총회에서 연합기구 기상도의 대변동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예장통합, 백석, 합신, 선목측이 이번 총회에서 한기총을 탈퇴했다. 기하성(여의도)이 탈퇴를 전제로 한 행정보류를 한 것을 비롯해 예장대신, 고신, 기침이 행정보류를 결의했다. 앞서 기성과 예성은 지난 5월 총회에서 한기총을 탈퇴했다.

반면 한교연에는 통합, 백석, 기성, 예성, 대신, 기하성(여의도), 나사렛성결회, 한영, 합동선목이 공식 가입했다. 합신은 1년 연구한 뒤 결정키로 했고, 고신은 임원회에 위임했다.

그렇다고 예장합동이 한기총을 절대적으로 지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기총 행정보류 등의 헌의안에 대해 정치부가 기각 결정을 내렸으나, 총대들의 반발로 재론키로 했다. 그러나 정준모 총회장이 이를 다루지 않은 채 ‘날치기 파회’를 선언함에 따라 재론되지 않았다. 여전히 이 문제가 살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통합 한기총 탈퇴와 한교연 가입 결의

우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 손달익 목사)이 97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통합총회는 20일 오전 총회 회무 중 교회 연합사업을 논의하면서, 한기총 탈퇴를 결의했다. 반면 새롭게 출발한 한국교회연합에 공식 가입을 결의했다.

이 교단 직전총회장 박위근 목사는 “한기총을 바로잡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면서 “여러 차례 이러지 말자고 호소했지만 한기총 대표회장은 관심이 없었고, 한기총 개혁을 위해 노력해보았지만 도저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특히 “고신, 합신, 예성, 기성, 기하성, 한국의 여러 건전한 교단들이 함께 한교연을 출범했다”면서 “한기총은 정리하는 것이 옳고 한교연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박 목사의 발언에 대부분 총대들이 동의했다.

한 총대가 “한기총 탈퇴를 결의하고 한교연에 정식 가입하는 결의가 있어야 총회 연합사업위원회와 파송 받은 대표들이 연합 사업을 리드해 갈 수 있다. 한기총 탈퇴와 한교연 가입을 동의한다”고 말하자, 모든 총회대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여 만장일치 결의했다.

통합측의 탈퇴결정은 한기총의 기반을 와해시키는 결정적인 사건. 한기총은 통합과 합동을 주축으로 여타 교단이 결합된 보수적 연합기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합측 탈퇴는 ‘껍데기 뿐인 한기총’을 사실상 재확인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장로교 뿐 아니라 모든 교단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통합과 합동은 한기총을 통해 대화와 협력을 이어왔다. 통합측이 아직까지 한기총 탈퇴에 미적거리는 태도를 보인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헌의안이 상정되는 등 한기총 탈퇴여론이 빗발쳤지만, 임원들은 합동측과의 대화창구를 고려해 이를 막았다.

하지만 올해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 홍재철 목사가 ‘막장 한기총’을 이어가자 통합임원회는 이러한 고려사항에만 매달릴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더구나 한기총의 이단사이비 연루로 더 이상 한기총에 연연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홍재철 목사 개인을 위해 수차례 이루어진 ‘제멋대로 정관개정 총회’도 한 몫을 했다. 

통합측 길자연 목사 이단연루, 비판 여론도

예장 통합은 한기총 탈퇴에서 한 발 더 나갔다. 지난 20일 총회 마지막 날 저녁 회무시간에 한기총 길자연, 홍재철, 박중선, 조경대 목사 등 4인을 ‘이단 연루자’로 결의한 것. 통합 총회 대의원들은 한기총 직전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와 현 회장 홍재철 목사, 류광수의 다락방을 영입한 예장개혁(다락방) 조경대 목사 및 박중선 목사를 ‘이단 연루자’로 보고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 보고를 그대로 받았다.

이대위는 보고서에서 “이들 4인은 이단을 옹호하여 한국교회를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이단을 감싸는 한기총 행태를 널리 알리고, 교단이 협력하여 저지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서 이대위는 길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시절에 다락방전도총회를 한기총 회원으로 인준하고, 장재형 목사와 교류했으며, 장재형ㆍ변승우 목사 이단해제 등을 주도했던 사실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예장통합이 홍재철 목사 외에 합동측 총회장을 지낸 길자연 목사를 ‘이단 연루자’로 규정한 것은 ‘신중치 못한 성급한 규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단규정의 권위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고, 예장합동과 이단문제를 둘러싼 감정싸움으로 흐를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계의 한 인사는 “설사 한기총 관련자들이 이단 연루자일지라도 예장합동 총회장을 지낸 사람에 대한 이단규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교단간 감정싸움을 촉발시키고 이단규정을 희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신에 이어 백석, 한영 등 한교연 가입

한교연 가입은 예장 대신이 제일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총회장 황수원 목사)가 가장 먼저 한국교회연합 가입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이다.

안산 대부도 새중앙교회 수양관에서 개회된 예장 대신 제47회 정기총회 사흘째 날인 지난 12일 오후에 한교연 가입 건에 대해 총대 전원일치 박수로 가결했다. 한편 한기총에 대해서는 행정보류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는 대신측보다 더 강경했다. 한국교회연합 가입을 만장일치로 결의하는 한편 한기총과의 결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7일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개최된 예장 백석 제34회 정기총회에서 총회장 유중현 목사는 이단과 관련된 한기총과는 같이 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우리는 이미 한기총에서 제명됐으니, 한교연과 유대 관계를 계속 맺어 가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총대들은 모두 ‘예’라고 동의하며 한교연 가입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더 나아가 백석측은 한기총 탈퇴 건을 정식으로 다뤄 만장일치로 탈퇴결의했다.

예장 한영측(총회장 한영훈 목사)도 지난 18일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와 한교연 가입을 가결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탈퇴했다. 예장합신은 9월 20일 97회 총회 회의에서 한기총 탈퇴 안건을 투표에 부쳐 총대 다수가 탈퇴에 찬성했다.

이 교단 치리협력위원회는 “한기총 행정 보류를 유지하되 1년 동안 문제를 더 연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총대들은 “한기총을 탈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행정보류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 탈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돌았다. 결국 총대들은 행정 보류와 탈퇴 중 어떤 것을 택할지에 열띤 토론을 가진 후 거수로 투표했다. 총대 130명 중 70여 명의 찬성으로 탈퇴를 결정했다.

반면 한교연 가입은 앞으로 1년간 더 연구하기로 했다. 한교연과 교류는 하되, 임원회와 총무가 내년 총회까지 한교연에 관해 조사하고 연구하기로 한 것이다. 박혁 총무는 “한교연은 창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힘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예장 고신, 한기총과 한기연 모두 유보 자세

그러나 예장고신은 양 기구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기총 행정보류를 유지하고, 한교연 가입은 더 연구키로 한 것이다.

한기총 탈퇴건에 대해 대책연구위원회는 한교연과 관련, “처음에는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모임으로 규정해 시작했고 매번 그 목적임을 확인했으나 많은 교단이나 교계 인물들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교연이 조직됐다”며, “지난 임시총회(2012. 6.26)에서는 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정관 개정을 완료함으로써 그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새로운 기구의 조직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보고했다.

결국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제3의 기구를 조직해 참여한다면 결과적으로 보수적이요 복음적인 교회연합운동의 분열을 초래해 복음적인 교회들은 힘을 잃게 된다”면서, “우리 교단이 한기총을 탈퇴할 것이 아니라 참여 속에 개혁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결론지었다.

합동, 날치기 파회로 한기총 문제 재론 못해

그렇다고 합동측이 한기총 절대지지를 보인 것이 아니다. 총대들의 분위기는 ‘반 한기총’ 정서가 강했다. 마지막 날 ‘날치기 파회’ 사태로 이 문제가 충분히 다뤄지지도 않았다.

정치부는 서울노회와 성남노회가 헌의한 한국교회연합을 위한 입장 정리의 건을 임원회에 보내 처리키로 했다. WEA 신학적 정체성 및 교단 참여와 관련해서도 임원회에 보내기로 했다. 장재형 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WEA 총회를 유치한 한기총과 이 단체의 이단성 연루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총회 이튿날인 9월 18일 오전 사무 처리에서 헌의부가 한기총 헌의를 싹쓸이 기각한 보고서를 제출했다가 총대들의 반발을 샀다. 총대들의 항의에 따라 24시간 뒤 재론하기로 했다. 그러나 합동측 정준모 총회장이 21일 ‘날치기 파회’를 선언함에 따라 이 문제가 다루어지지 않았다.

한기총 관련 헌의안은 △총회실행위원회에서 한기총 회장 후보를 선출 파송 가능한지, 만약 가능하다면 합동 보수 교단성을 훼손하고 대내외적으로 이단 옹호자로 거명되는 인사를 한기총 회장 후보로 추천한 것이 합당한가 △총회가 이단으로 정한 다락방(류광수)을 한기총이 용납하였는지 조사 후 사실일 경우 한기총 참여를 유보해야 한다 △총회실행위가 홍재철 목사 한기총 대표 후보 추천한 것이 합당한지 여부와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한국교회연합을 위한 총회의 입장 정리 및 한기총 관련 인사로서 학력 위조, 금권 선거와 관련된 교단 인사들을 조사처리해야 한다 등이다.

홍재철 목사가 실행위에서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추천되었던 것과 이단 옹호 여부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내용이다. 헌의안은 대부분 김동권 목사가 속한 진주노회와 최병남 목사가 속한 서대전노회에서 올라왔다.

헌의부가 싹쓸이 기각 보고를 하자, 김동권 목사는 “기각 이유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 확실한 이유 없이 진행되었다면 해당 상비부로 보내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중헌 목사(영도교회)의 “기각 건을 다시 살려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총대들이 이를 받아들여 재론키로 했다.

정준모 총회장도 “이미 총대들이 결의한 사항을 재론하기 위해서는 24시간 뒤에 해야 한다. 정치부 관련 사항이니 24시간 뒤에 다시 논의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재론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파회처리하고 총회 장소에서 도망쳤다.

홍순현 기자 cu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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