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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제자들
2011년 02월 28일 (월) 21:34:50 류철배 목사 boberoun@hanmail.net

오래 전 방송에서 들었던 얘기이다.
한국에서 곗돈을 몽땅 모아 미국으로 도망친 계주가 있었단다. 이리 저리 수단 방법 총동원하여 잡으려고 하였지만 넓은 땅에 한번 숨어버린 사람을 찾아 낼 수가 없었다. 아픈 가슴이 식어 갈 무렵 미국 여행을 하던 피해자 한 분이 우연한 장소에서 범인을 발견하고 붙잡았다는 내용이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장소에서 지인을 만났을 때 우리는 손을 마주잡고 흔들면서 ‘죄 짓고는 못산다’고 말한다.

지난 1월 러시아 코스타 집회를 마치고 모스크바 관광을 위해 잠시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머문 적이 있었다(러시아 호텔은 무지하게 비싸기 때문). 아침 식사를 하면서 같은 집에 머물고 있는 낯선 분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는 금호타이어 모스크바 지사장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한다. 어투를 들어보니 익숙한 사투리가 섞여 나오기에 고향을 물었더니 ‘전남 광주’라고 한다. 신앙생활을 한다기에 어느 교회 다녔느냐고 물으니 세상에나, 내가 교육전도사로 섬겼던 월광교회 출신인 것이다. 얼마나 반가운지, 우리는 밥알을 튕겨가면서 누구 아느냐, 언제 다녔느냐, .......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당시 내가 가르쳤던 여중학생이 그 부인인 것이다(문영지). 이제 다른 식구는 안중에 없고 우리는 더욱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같은 ‘문’씨인데 혹시 ‘문은영’이라고 아느냐? 고 물으니 자기 처제라는 것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세상이 이렇게 좁다니, 러시아 모스크바가 어떤 땅인데 여기 이 민박집에서 이 분을 만나다니’ 그 순간 우리는 끈이라는 끈은 모두 다 풀어 놓고 대화하기 시작했다. 내 기억 속에 있는 그 학생 때의 모습을 다 끄집어내어 특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언니(문영지)는 마르고 늘씬한 체형에 중학생 때 교복이 흰 블라우스에 허리띠가 있고, 치마는 검정이었으며, 동생(문은영)은 피아노를 잘 쳤고 앞니 두 개가 유난히 컸었다고 말을 하니 그분은 그건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 부부는 청년 때 만났으니 그 아내나 처제 어렸을 때 일은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30년 만에 제자들 소식을 듣고 있는 나만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전화번호를 받아 왔다. 서울에 살고 있는 그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너무나도 반가운 마음으로 나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왠지 상대방의 목소리 느낌이 이상하다.

자기는 나에 대하여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럴 수가........ 나에 대한 기억이 없다니, 그 동생에 대해서 한참 동안 설명을 했다. 그제야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가 보다. 목소리가 밝아졌다.

동생 전화번호를 받아 번호판을 눌렀다. 그는 금세 나를 알아보고 펄쩍 펄쩍 뛴다. 금세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 같다. 이토록 반갑게 맞이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 동생은 당시(1980년) 초등학교 5학년으로 아동부 예배 때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 부모님은 믿지 않으셨지만 자매간에 참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였기에 유독 예뻐했던 아이였다.

그를 통해 또 다른 친구 한명(정경미)의 전화번호를 받아 연결하였다. 통화를 하는 동안 내내 어렸을 적 모습만 뱅글 뱅글 돈다. 유난히 눈이 예뻤던 아이였다. 그는 가까운 삼성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니, 여러 번 병원 심방을 다녀왔는데 그걸 몰랐으니 참, 30년 전 철부지와 같은 아이들에게 복음을 심었는데 지금까지 그 신앙을 잘 간직하고 있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이젠 어엿한 중년 부인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내 기억 속에는 사랑스런 아이들로 남아있다. 어서 빨리 만나 30년 전 얘기들을 재잘거리고 싶다. 그러면 나도 20대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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