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주일여 이어진 1월 31일.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도심 곳곳에 탱크와 장갑차가 배치됐지만 민주화 물결을 막진 못 했다.

반정부 시위 6일째, 이집트 곳곳에서 수만 명이 시위에 참여한 가운데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는 만 명 이상이 모여들었다. 한때 군 전투기 2대가 카이로 상공을 저공비행하고 헬기가 시위 지역 주변을 선회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처음 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무바라크의 최대 정적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전 사무총장은 대통령에게 당장 이집트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야당과 반정부 단체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임명한 새로운 내각을 인정할 수 없다며 엘바라데이를 중심으로 과도 정부 구성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잇따랐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방송에 출연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국민의 요구에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이집트 국민을 지지한다고 전제한 뒤 지도자들은 변화가 오면 이를 솔선수범하지는 않는다 해도 그 흐름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직접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추가적인 개혁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권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국제사회의 압박도 높아지면서 무바라크 정권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