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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대가리만 좋아하는 아버지
2008년 04월 29일 (화) 08:35:54 낮달 seung812@hanmail.net
어느 시골집에 두 딸을 키우며 사는 아버지가 있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인지라 어쩌다가 먹는 단백질은 몇 마리의 생선이 전부였다. 아버지는 가끔 시장에서 생선을 사다가 딸들에게 구워주곤 했는데 생선을 먹을 때마다 아버지는 딸들에게 생선살을 발라주고 당신 자신은 절대로 생선살을 먹지 않고 항상 생선 대가리만 먹었다.

딸들이 궁금하여 아버지에게 물어보면 아버지는 생선대가리가 제일 맛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딸들은 아버지가 생선대가리를 제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시골에서 자란 터라 딸들은 순진하기 짝이 없었고 아버지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던 것이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그 딸들이 인근의 마을로 시집을 갔다. 딸들은 가끔 친정나들이를 했는데 그때마다 아버지는 여전히 생선구이를 반찬으로 내놓았고 역시 살은 발라 딸들이 먹게 하고 자신은 생선대가리만을 맛있게 먹었다.

봄꽃이 흐드러졌던 어느 5일 장 날. 큰 딸과 작은 딸은 친정집이 멀지 않은 장터에서 만나게 되었다. 장터에서는 갖가지 생선을 팔았다. 딸들은 잠시 친정에 들러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오랜만에 친정에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무엇인가 선물을 사 가기로 했다. 두 딸은 생선가게에 가서 이것저것을 골라 상자에 예쁘게 포장을 했다. 시댁에 가져갈 상자와 친정아버지에게 가져갈 상자를 구분해서 말이다.

선물 상자를 든 두 딸은 흡족한 마음으로 친정집 사립문을 밀고 들어갔다. 아버지가 이 선물을 보면 얼마나나 좋아할 것인가 상상을 하면서……. 아버지는 정말 두 딸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세 부녀는 생선을 구워서 맛있게 먹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생선살을 발라 딸들에게 주고 자신은 생선대가리만 먹었다. 아버지의 여전한 모습을 본 두 딸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의미 있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우리들이 잘 생각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맛있고 배불리 저녁을 먹은 세 부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헤어지게 되었다. 딸들은 시집으로 돌아가면서 아버지에게 커다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아버지는 웬 상자냐며 손사래를 쳤지만 딸들은 그 상자를 툇마루에 놓아두고 종종 걸음으로 사립문을 나섰다. 그렇게 돌아가는 딸들의 뒷모습을 보며 흡족한 기분이 된 친정아버지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딸들이 놓고 간 상자를 열어보게 되었다.

상자는 겹겹이 포장이 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도대체 무엇을 이렇게 단단히 포장했는지 궁금해 졌다. 마침내 포장을 다 벗겨보니 갑자기 생선비린내가 진동했다. 아하, 녀석들이 아버지 줄려고 생선을 사왔구나. 아버지는 모처럼 딸들 덕에 생선살 한 번 실컷 먹어보겠구나 하며 뿌듯한 기분으로 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그 상자 안에는 조기 대가리와 고등어 대가리만 잔뜩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어이가 없어진 친정아버지. 그 생선대가리를 보며 웃음 반, 울음 반의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상자 안에는 작은 종이쪽지가 하나 들어 있었다. 쪽지에는 "아버지,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생선대가리 놓고 갑니다. 맛있게 많이 잡수세요, 아버지가 싫어하는 생선 몸통들은 시집으로 가져갑니다." 이렇게 쓰여 있는 것이 아닌가.

쪽지를 읽은 친정아버지는 한편으론 혀를 찼고, 다른 한편으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녀석들도 참, 내가 진짜로 생선 대가리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모양이지 허허허"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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