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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에 백기 든 공교육 현실
'교육개혁’을 외치고 ‘사교육비 절감’을 노래하지만
2008년 04월 20일 (일) 11:50:06 정달영 장로 hipc6012@cry.or.kr
얼마 전 도서지역 방문을 위해 여객 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던 중 뒤편에서 선박을 기다리고 있던 중년 부인들의 수다를 듣게 되었다. 그들의 수다성 대화는 가정사에서 시작하여 손자의 사교육으로 이어졌다. 공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귀가 열려 있어 무심코 듣게 된 일화 한 토막은 필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느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겪었던 일로 추정된다. 교사가 ‘한 달 후에 수영을 배워야 하니 준비하라'고 지시를 하여 수영복과 함께 수영 도구를 만들어 놓았다. 이윽고 수영시간이 되자 남녀 학생들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정작 교사들은 정장차림에 파일 만을 들고 있더라는 것이다.

알아보니 수영을 준비하란 지시는 수영시험을 볼 테니 교습을 받고 오란 말 이었단다. 그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요사이 공교육이 사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을 정리하는 역할로 격하되어 사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학교수업을 따라 수 없다고도 했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보충해주는 차원을 넘어 사교육이 주 교육기관이 되고 공교육은 사교육을 평가하는 교육으로까지 전환했다며 흥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은 서울 강남지역에서 시작하여 서울 강북지역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저들이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알지 못 했고 확인할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아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싶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분명히 ’사교육을 몰아낸다면 한국의 교육은 지탱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는 경제이론대로 사교육이 공교육을 구축하기는 힘든 일이겠으나 사교육에의 의존도가 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교육개혁’을 외치고 ‘사교육비 절감’을 노래하지만 공교육의 질이 높아지지 않고는 개혁은 불가능할 것이고 사교육은 공교육의 영역을 침범하여 계속 그 지경을 넓혀갈 것이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제자리 회복은 과연 공허한 외침일까?

/ 평신도신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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