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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기독교당인가 |
| [이 주간의 소리] 지금 교회가 기득권 세력화를 꾀할 때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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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없는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참정권은 ‘누구나 정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사실 사회적 신분이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으로 나뉘던 과거 시대와, 모든 이들에게 피선거권, 국민투표권 그리고 공무담임권이 부여되는 현 시대의 분수령이 바로 ‘참정권의 존재’인 것이다.
물론 빈부, 학력, 성별 등의 격차가 온존(溫存)한터라, 신분제 폐지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적어도 ‘차별 철폐’의 시대정신이 살아있는 현실은, 또 그 저간의 힘은 참정권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국민의 힘으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최근 목회자들의 정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목사가 세속의 영역에 뛰어들다니!’라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제는 흔한 사안이 됐다.
아니 이미 대한민국 초대 국회부터 ‘목회자 국회의원’의 존재는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 한국의 제헌국회의 초대 회의가 열리던 1948년 5월 31일, 임시의장을 맡은 이승만은 당시 의원들 중 목사 신분이었던 이윤영 의원에게 대표기도를 부탁하기도 했다. 기독교계는 이를 두고 “우리 의정사가 기도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을 시시때때로 강조하고 있다.
현실 정치에서도 목회자들의 역할이 빛난다. 구 대통합민주신당 대표 오충일 목사, 친 이명박 대통령 성향의 뉴라이트 전국연합 대표 김진홍 목사,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인명진 목사,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 강명순 목사 등도 현실 정치에 깊게 발을 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TV설교 또는 부흥회 인도로 명망을 쌓은 일부 교계 중진들이 기독교의 정치 세력화를 꾀하며 정당을 창당해 화제가 되고 있다. 기독사랑실천당으로 명명된 이 정당은 장경동 전광훈 두 목사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들도 참정권이 보장된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서 목회 뿐 아니라 사회적 영역에서까지 국민을 섬길 수 있는 자격이 보장돼 있다.
그러나 ‘왜 정치를 하는가’의 부분에서 있어서 심각한 회의감을 나타나게 한다. 사실 이들은 현격한 ‘자격미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경동 목사는 총선 국면에서 TV출연이 용이해지지 못하는 점을 우려해 ‘당 대표’ 수락을 번복하는 ‘쇼’를 연출했다. 일신의 거취조차 정리하지 못하면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다. 이 당의 창당 주역이며 공동대표를 지낸 전광훈 목사가 지난 1월 23일에 한 언급 말이다. "예수님 나라 만들기 간단하다"며 "국회를 100% 점령하고 229명 다 채워서 예수 안 믿는 놈은 감방에서 5년, 얼마나 좋아"라고 강변한 것이다. 부흥회 석상에서 밝힌 내용이라 과장․익살기를 걷어내더라도 ‘정치를 통해 기독교 교세를 확장하려는 의도’마저 사라질지 의문이다.
기독교의 정치세력화는 이미 지난 17대 총선에서 시도된 바 있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주요 대형교회가 중심이 됐지만 지지율은 1.1%에 그쳤다. ‘1200만 기독교인이니 못해도 25%의 의석 점유는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을 무색하게 만든 대목이다. 물론 의석 확보 실패로 정치 실험을 폄하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기독교 정당의 창당 저간에 깔려 있었던 ‘교회 권익 보호’의 목적 말고, 일반 정치 세력이 흠모할만한 정강 정책 또는 노선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기독사랑실천당 관계자들도 지금 부흥회 때마다 홍보했으니 적어도 수백만 표가 몰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정치 기득권 세력화 말고는 별다른 ‘정치 지향점’이 없어 보이는 ‘노선’이라면 4.9 총선 역시 ‘보나마나’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로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해 있고, 특정교회의 경우 권부의 산실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에 대해 사회가 보다 엄격한 자기 관리를 요구하고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장로 대통령과 친하다’는 말을 공연히 하고 다니며 ‘줄 세우기’를 서슴지 않는 몇몇 목사의 행태는, 가뜩이나 안팎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
교회가 진정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주변 이웃을 돌아보며 혹시 그들에게 고충이 없는지 살펴보며 위로해야 할 것이다. ‘교회다운’ 역할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세속적 권력을 가져 선정을 펼치는 것은 교회가 아니라 누구라도 할 일이다. 가이사의 것에 한 눈 팔지 않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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