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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막은 저 장벽, 예수님이 좋아하실까요?
[룩소르에서 다마스쿠스까지 69/48]예루살렘 장벽과 예수탄생교회
2009년 10월 25일 (일) 09:17:31 이승철 시인 seung812@hanmail.net
 
 
▲ 예루살렘 장벽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그려놓은 그림들
 
ⓒ 이승철
 

실로암 샘과 히스기야터널을 둘러본 우리일행은 마가의 다락방을 거쳐 베들레헴으로 향했다. 베들레헴은 예수가 탄생한 곳으로서 바로 그 장소에 '예수탄생기념교회'가 세워져있는 기독교 최고의 성지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시가지의 외곽지대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자치구 안에 있었다. 예루살렘성을 출발한 버스가 잠깐 달려 멈춘 곳은 양쪽으로 높직하게 서 있는 장벽 사이에 나있는 출입문 앞의 검문소였다.

"내가 2년 전에 왔을 때는 정말 불안할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했는데 오늘은 다행히 분위기가 좋은 편이네요."

여행사 가이드는 다행이라는 듯 가슴을 쓸어내린다. 검문소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현지가이드 서 선생이 내려가 우리일행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자 곧 통과가 허용되었다.

검문소를 통과하면 곧바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다. 이곳에서부터는 팔레스타인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 지역은 1967년 전쟁의 승리로 이스라엘이 점령했다가 1995년 12월 팔레스타인으로 반환하고 철수했다.

 
▲ 예루살렘 장벽의 출입문
 
ⓒ 이승철
 

 
▲ 예수탄생교회 외부모습
 
ⓒ 이승철
 

이 지역에서는 가이드도 팔레스타인인을 따로 고용해야 한다고 한다. 곧 중년의 한 남자가 버스에 승차했다. 몇 군데의 안내 수고비로 10달러를 주기로 약정했다. 팔레스타인 자치구 안으로 들어서자 이스라엘령의 예루살렘 시가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거리가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거리 이곳저곳에 나뒹구는 쓰레기더미와 도로변의 무질서하고 낡은 건물이 그랬다. 한마디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삶과 생활 수준이 서부예루살렘지역에 비하여 현저하게 떨어져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 거리를 지나 상당히 커다란 건물 아래층에 있는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놓고 관광에 나섰다. 맨 먼저 찾은 곳은 예수탄생기념교회였다. 교회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고색창연한 모습이었다.

교회의 외벽은 성벽처럼 벽돌을 쌓아올리고 종탑이 높다랗게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교회는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 교회로 들어가는 아주 작고 낮은 좁은문
 
ⓒ 이승철
 

 
▲ 예수탄생 장소에 표시된 베들레헴의 별
 
ⓒ 이승철
 

이 교회를 처음 세운 것은 서기 339년으로 로마가 기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6세기 초 사마리아인들의 폭동으로 최초의 교회는 파괴당한다. 그 후 서기 531년에 파괴된 교회를 역시 로마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재건축하였으나 서기 614년 페르시아가 침략했을 때 교회의 대부분이 파손 당했다.

그 사이 몇 번의 보수공사로 교회는 없어지지 않고 보존되었는데, 그 후 11세기 십자군전쟁 때도 대량 파괴의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이 교회는 그렇게 수많은 파괴의 위험을 견디며 오늘에 이르는 1600년의 기나긴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 1993년 로마 교황청과 이 교회에 대한 불가침 서약을 맺었다. 현재의 교회는 그리스정교회와 아르메니아정교회, 로만가톨릭 등이 분할하여 공동 관리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인 지난 2002년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이 피신해 있던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를 이스라엘군이 공격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 사건의 근본원인은 이스라엘의 유대교가 아직도 예수를 그들의 메시아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교회는 4000여 평의 넓은 부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특이한 모습은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너무 작고 낮은 것이었다. 이 문을 '좁은 문' 또는 '겸손의 문'이라고 부르는데 문의 높이가 1.2m 밖에 되지 않아 누구든지 허리와 머리를 숙이고 몸을 낮추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 동예루살렘 거리풍경
 
ⓒ 이승철
 

 
▲ 동예루살렘의 구릉지대 풍경
 
ⓒ 이승철
 

이렇게 문이 작고 낮은 것은 십자군이 원정하여 지배하고 있을 당시 교회를 보수 할 때 이렇게 입구의 높이를 낮추고 그 폭도 좁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유는 약탈자들이 말이나 마차를 타고 교회에 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 왕이나 제후들을 막론하고 이곳을 찾는 모든 순례객들은 자기를 낮추고 들어가야 아기 예수가 탄생한 곳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교회 안에는 11개의 돌기둥이 양편에 둘씩 모두 네 줄로 바실리카 (Basilica) 건축 양식으로 세워져 있고 바닥에는 비잔틴 시대의 모자이크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교회 내부 제단에서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자 예수가 탄생한 곳과 말구유가 놓였던 곳, 동방박사가 경배한 곳 등이 표시되어 있었다. 특히 예수 탄생을 기념한 장소 바닥에는 은으로 만든 별 모양의 장식이 만들어져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1717년 가톨릭에서 만든 '베들레헴의 별'이었다.

별 주변에는 라틴어로 "이곳에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가 탄생하셨다"는 문구가 새겨져있었다. 별은 14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것은 인류구원의 역사를 펼친 골고다 언덕 십자가의 길 14곳과, 아브라함으로부터 다윗까지 14대, 그리고 다윗으로부터 바벨론 포로시대까지 14대, 그 이후부터 예수까지의 14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 우유교회의 아기예수를 안은 마리아와 요셉상
 
ⓒ 이승철
 

 
▲ 동예루살렘의 기념품점에 진열된 목각공예품들
 
ⓒ 이승철
 

이곳은 그 당시 마구간이었던 곳으로 말구유에 누인 아기예수의 인형도 볼 수 있었다. 예수 탄생교회를 둘러보고 근처에 있는 우유교회를 찾았다. 우유교회는 헤롯대왕이 당시에 태어난 아기들을 모두 죽이려 하자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기 전에 잠시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교회 안에는 당나귀를 탄 마리아가 아기예수를 안고 그 옆에 요셉이 서 있는 모습의 상이 세워져 있었다. 전승에 의하면 마리아가 아기예수에게 우유를 먹이다가 바닥에 우유를 흘렸는데 그 우유가 떨어진 바위가 하얗게 변했다고 전한다.

"저 장벽 때문에 우리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활이 전보다 아주 어려워졌습니다."

관광 중에 팔레스타인 현지 가이드에게 이곳 사람들의 생활이 어떠냐고 묻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는 지금은 이렇게 성지순례를 하는 관광객들의 가이드를 하고 있지만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전직 교사였다.

"가로막은 저 장벽 예수님이 좋아하실까요?"

장벽으로 가로막힌 예수탄생교회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혹시 크리스천이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예수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스라엘 측에서는 수시로 일어나는 테러에 대비한 보안장벽이라고 하지만 이곳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너무 불편하고 숨통을 조이는 지옥의 장벽이라는 것이었다.

 
▲ 동예루살렘 거리의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 이승철
 

팔레스타인을 따로 갈라놓은 장벽 때문일까.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풍경은 허술하고 초라한 모습이다. 기념품 가게에는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목각제품들이 제법 비싼 값을 부르고 있었다.

"이것 한 개에 천 원! 원 달라!, 원 달라!"

그러나 거리에 나서자 조잡한 물건들을 손에 들고 우리일행들의 주변을 맴돌며 원 달라!를 외치는 사람들의 초라한 모습도 이스라엘에 들어온 이후에는 이곳에서 처음 보는 낯선 풍경이었다.
2007-07-11 08:13 哲李印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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