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1.1.20 수 14:26
 
 
전체기사  기사모아보기 후원방법
> 뉴스 > 교육
     
잊을 수 없는 황광은 목사님(2)
2009년 06월 29일 (월) 10:29:48 김종희 목사 kumjong1115@yahoo.co.kr

목사님은 거지에 대한 관심도 특별하시다. 길가다가 걸인을 만났을 때 근성을 키워준다는 이유로 동전한 잎 안주는 사람들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근본 대책을 세워주지 못할 바에는 걸인이 당장 필요한 것(당시 10원)만 주면 이웃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대책은 하나님이 하실 일이고 나라에서 할 일이라는 말씀이시다. 급한 것은 급한 대로 해결해 주어야 하고 근본적인 대책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한번은 중고등부(옛날에는 중고가 분리되지 않고 모두 중고등부라고 했다) 학생임원을 종각 3층으로 부르셨다. 교회창립70주년 기념으로 창립자의 손자인 원일환 장로님이 미국에서 주조해서 배에 싣고와 종탑꼭대기에 설치한 교회종(지금은 교회 계단 옆에 설치)을 치는 밧줄이 2층까지 매달려 늘어져 있는 좁은 방이었다. 어느 새 세수 대야에 물과 수건을 마련해 놓으시고 남학생들의 손수 손을 씻어주시고 수건으로 닦아주셨다. 여학생들에게는 학생 본인 스스로 손을 씻으라고 하시고 수건으로 물젖은 손을 친히 닦아주셨다.

대광학교교목으로 목회하시면서 세족식을 하신 것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매 월요일마다 학교 하학 후에 중등부 임원들을 교회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기도회를 해주셨다. 한번은 월요일 기도회 때 숙제를 주셨는데 다음 한 주간 동안 아무하고도 말하지 말고 일주일을 살아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약속을 지키느라고 누가 말을 걸까봐서 사람을 피했고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질문을 할까봐서 선생님 낯을 피해서 공부를 하느라고 일주일 동안 아슬아슬한 경험을 했다. 또 한 번은 다음 월요일에 올 때는 피를 한 방울 내서 가지고 오라는 숙제를 주셨다. 한 주 일이 지났다 약속된 월요일 방과 후 보통 교회로 곧장 갔는데 그 날은 피를 내기 위해서 집으로 갔다.

나는 쇠못을 오른 손에 잡고 왼 손바닥을 뚫어보았다. 무척 아프도록 찔렀는데도 아무리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현관 앞 콘크리트에다가 못 끝을 날카롭게 갈아가지고 다시 시도를 했다. 나름대로는 힘껏 찔렀는데 손바닥 한가운데 작은 상처가 나고 살이 조금 벌어 졌을 뿐 피가 나오지 않았다. 한참 기다리니까 상처 난 손바닥에서 약간의 피가 한 방울 간신히 솟아올랐다. 그래서 종이에 묻혀가지고 그날 기도회 모임이 있는 황 목사님 사무실로 갔다. 피를 내 온 사람은 남학생만 두 사람이었다.

당시 새문안교회 당회장이신 강태국 목사님의 둘째 아들이 강우정이었는데 새끼손가락을 반창고로 칭칭 매고 왔다. 손가락을 면도칼로 잘라서 피를 낸 것이다. 지금 상계동소재 한국성서신학대학교 강우정 총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황 목사님은 피를 확인만 하시고 무슨 뜻 인지 왜 그런 일을 시키시는 것인지 목사님은 말씀이 없으셨다. 필자가 그 뜻을 깨달은 것은 신학을 하면서였다. 말을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예수님께 서 재판받으실 때에 심문에 일체 답을 하지 않으신 것을 해보라는 뜻이었고, 피를 가지고 오라고 한 것은 고난 주간에 예수님의 고난을 스스로 체험하도록 하신 숙제였던 것 같다.

하도 오래간만에 그 뜻을 터득했기 때문에 그 숙제를 주신 시기가 어느 때인지는 확인할 길 이 없으나 틀림없이 사순절과 고난주간이 아니었나 싶다. 내 해석이 맞는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냥 그렇게 추측해 보는 것뿐이다. 아마 내해석이 틀림이 없을 것 같다. 황 목사님의 교육은 참으로 독특했다. 말과 설명이나 해석이 필요 없다. 행동을 먼저 시키고 그리고 스스로 알아서 깨달으라는 것이었다. 죤 두이의 ‘러닝 바이 두잉’의 교육이론을 믿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개방적이고 여유 있고 미래지향적인 교육이다.

경신중.고등학교 전 교목실장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가장 많이 읽은 뉴스
2020년 성탄절에 드리는 기도
2020년, 교회협 10대 뉴스 선정
중국 공산당, 가정 교회 급습해 예배
겨울은 용서의 계절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래와 한국교회
예수님과 함께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12월 선교편지
더불어 삶
‘기다림’은 소중한 선물
최근 올라온 기사
새해에는…
제1강 학개 1:1-6 너희 행위를 ...
전소(全燒)된 예배당
이젠 향수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감염병
봄이 오는 소리
“자격시험입니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그리고 신학교육...
빅데이터로 본 2020 한국교회 긍정...
1월의 선교편지
편집자가 추천하는 기사
[NCCK 공동선언문 파문] 기독자교수협은?
이만희 "나는 구원자 아니다"
옥한흠 목사 장남 "오정현 목사는..."
변방 목회 40년
지금은 절망 아닌 기다림의 시기
회사소개 | 후원안내 | 저작권보호 | 광고안내 | 제휴문의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제호 크리스천웹진 소리 | 등록번호 경기도아00217 | 등록연월일 2009. 7. 3 | 발행인 김태복 | 편집인 김태복
발행소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986-1 두산위브아파트 101동 506호 | 전화 및 FAX 031-577-9411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태복
Copyright 2007 소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r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