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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차라리’를 ‘도리어’, ‘오히려’로(1)....
2009년 06월 29일 (월) 08:55:52 김경수 목사 kimksdream@hanmail.net

1. 나비의 꿈
할렐루야! 주님의 은혜 가운데 약수 성도님들 모두 평안하시지요? 저는 지난 월요일 미국에 도착하여 1년만에 가족과 만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이 배려 때문이라 생각하며 감사히 여깁니다. 미국에 머무르지만 한국의 국내외 문제, 북한 핵 문제가 여전히 큰 관심입니다. 또한 교회적으로도 시공사와의 정산문제, 피택자 교육과 교회 부흥의 문제도 늘 머리 속에 있어 고민하고 기도하게 됩니다. 과거 가나안 농군학교 교장이셨던 고 김용기 장로님이 책상 머리에 “조국이여 안심하라 내가 기도하노라!”는 표어를 붙여 두셨다고 하던데, 정말 성도님들의 기도가 절실할 때입니다. 위기는 모든 기회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성한 열매가 맺힐 것을 기대합니다.

삼성경제 연구소에서 소개한 책 가운데 ‘나비의 꿈’(저자 박성혁)이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전남 함평군이 나비 축제로 인해 군 전체가 변화된 이야기입니다. 참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한근태 소장의 요약을 약간 수정하여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함평군민들은 나비 때문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게 이름에도 온통 나비를 붙입니다. 나비마트, 나비꽃집, 나비 이발관, 나비떡집, 나비치킨…. 나비축제의 성공으로 깨끗한 곳이란 이미지를 얻었기에 닥치는데로 그 이름을 붙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나비쌀은 경기미와 1, 2 등을 다툽니다. 일반 쌀에 비해 30%가 비싸지만 잘 팔립니다. 새마을호도 정차하질 않던 곳인데 이제는 KTX가 다닙니다. 하지만 10년 전 이곳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함평이란 곳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몰랐던 시골이었습니다. 속출하는 폐교처럼 마을 전체가 체념과 좌절, 무기력에 빠진 유령 마을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함평은 즐거움과 열정으로 신이 나는 동네입니다.

지난 해 4월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에는 13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입장료 수입만 100억 원을 넘었습니다. 외국인 관람객 3만 여명에 행사장 내 농특산물 매출만 5억 3천 만원에 이르렀다. 대단한 성과입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은 “함평이 지역축제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최대의 테마파크마저 위협한다”고 기사를 썼습니다. 1999년 첫 나비축제를 한 이후 이곳을 찾은 관람객 수는 천만 명을 넘고, 각종 평가에서 받은 시상금 액수만 1044억 원입니다. 2천억이 넘는 경제유발 효과를 낳았습니다. 도대체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나비의 꿈은 바로 그 성공의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2. 아무 것도 없다는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
1998년 함평에 이석형이란 젊은 군수가 등장합니다. 당시 이 동네 상태는 최악이었습니다. 할 수 없다는 좌절감이 온 동네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재정자립도 10%대 초반으로 지자체 중 최하위였습니다. 정부 지원으로 근근이 연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한때 10만 명이 넘었던 인구는 줄어 고작 4만 명뿐이었고, 뿌리깊은 체념이 온 마을에 구석구석 배어 있었습니다. 별명도 3무의 고장이었습니다. 천연자원도 없고, 관광자원도 없고, 산업자원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는 곳, 무엇을 새롭게 시도해볼 엄두조차 없는 곳이 이곳이었습니다. 이때 새로 취임한 군수가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어차피”와 “차라리”였습니다. “어차피 해도 안 되니께, 젊은 군수 양반은 그냥 가만히 앉아서 날짜만 채우시면 되어라우.” “아이고, 어차피 우리는 잘살 수가 없당께. 차라리 함평을 나주나 무안에 합칠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그야말로 온 동네가 좌절과 체념에 깊이 빠져있었습니다. 참으로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공무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체 회의를 열었지만 별다른 열의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공무원들도 이곳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이라 벼농사 외에는 뾰족이 할 것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두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뭔가 해보려던 군수에게는 모든 것이 사면초가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뭔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몇 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소집해지만 회의는 늘 침묵으로 시작해 한숨과 하품소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밀어 부치려 하자 곳곳에서 군수를 비방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군수는 이런 소리를 듣자 오히려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그래 한 번 해보자는 의지와 욕망이 더욱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3. 말이 중요하다
그 시작은 사용하는 언어부터 바꾸는 것입니다. 말이 중요합니다. 생각이 말을 바꿀 수도 있지만, 말이 생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말 대신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동안 너무 많이 사용하던 ‘어차피’와 ‘차라리’란 말이 너무 듣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직원들이 어차피란 말을 할 때마다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겠지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어차피’, ‘차라리’란 말 대신 ‘도리어’, ‘오히려’란 단어로 바꾸어 말씀해 주세요.”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버릇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리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끈질기게 반복하고 밀어 부쳤습니다. 그러자 “오히려 군수님”이란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헌디 오히려 군수님은 오늘 안 보이시네” “누가 아니래? 오히려 군수님은 오히려 하느라 오히려 바쁘당께” 이렇게 장난 삼아 붙이기 시작한 ‘오히려’ 란 말투가 직원들 사이에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근데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장난처럼 아무 생각 없이 쓰기 시작한 ‘오히려’란 말이 마음을 유쾌하게 만들고 절망에서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말을 하면서 사람들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4. 방향을 잡아라
하지만 이렇게 맥이 빠진 동네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전이 필요했습니다. 직원들과 군민들이 힘을 합쳐 함께 달려갈 곳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대안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메밀꽃 축제였습니다. 하천가에 메밀을 심고 메밀꽃과 메밀국수로 축제를 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하는 일이라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군민들 반응은 그저 그래 직원들을 독려해 메밀을 직접 심기 시작했는데 불평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나마 메밀이 나올 무렵인 9월 말경 태풍 예니가 이곳을 덮쳤습니다. 엄청난 폭우가 함평천 둑이 무너트리고 하천변을 할퀴어버렸습니다. 좌절과 절망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쓸데없는 일 해서 괜히 힘이나 뺀다는” 원망도 들었습니다. 메밀이 실패한 후 유채꽃을 심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유채꽃은 이미 여러 곳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부족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2%가 모자랐습니다. 온몸을 전율케 할 베스트 오브 베스트가 필요했습니다. 계속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이 군수는 유채꽃밭을 거닐며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생각에 골몰했습니다. 그 순간 노란 나비 대여섯 마리가 펄럭거리며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그는 무릎을 쳤습니다. “나비다, 나비야…” 도시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나비, 깨끗한 곳에서만 살 수 있는 나비, 함평은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환경과 청정한 자연이 남아 있습니다. 나비로 그걸 보여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드디어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약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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