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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개혁은 시장원리로 해야
[새정부에 바라는 교육정책 ④] 수요자가 공급자를 평가할 수 있어야
2008년 03월 09일 (일) 18:03:09 최동석 박사 tschoe56@naver.com

시장의 원리는 사회현상의 인과관계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합리적으로 설명해준다. 교육의 수많은 문제들도 시장의 원리를 적용하면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과외가 법적으로 허용되면서 과외시장은 활성화되는 반면, 공교육은 더욱 피폐해질 것이 우려된다. 교육 관료들은 이 문제를 온갖 묘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고액과외를 단속함으로써 과외열풍을 막으려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 뿐이다.

단속하는 인원과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할 뿐 아니라, 과외수요가 존재하는 한 단속으로 공급을 차단하려는 노력은 수요자나 공급자들 을 지하로 숨어들게 만들고 가격만 더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외수요자나 공급자를 단속으로 위협하는 것은 겉으로는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이게 할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과외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더 심각한 수준으로 끌고 갈 것이다. 교육계만큼 시장의 원리를 철저히 무시한 영역도 드물다.

실제로 어느 학교 교장은 아이들에게까지 군사부(君師父) 일체를 강조할 정도로 자신들 스스로 교육계를 성역화해 왔다. 이처럼 자고로 교육을 신성시해 왔던 인습 때문에 교사들의 교육행위를 시장의 원리로 이해하지 못했다. 무능력하거나 금품을 요구하는 교사가 불이익을 받거나 퇴출되는 경우는 드물다. 학부모들은 자식이 학교에 ‘인질’로 잡혀 있어서 교사들의 금품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형편이고, 일부 교사들은 이러한 학부모의 처지를 철저히 악용 해 왔다.

이러한 문제를 상급관청인 교육행정기관을 통해 해결해 보려고 했던 학부모들도 결국은 실망하고 만다. 그것은 교육현장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채널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며, 교육청 관료들도 대부분 한통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수 십 년간 지속되면서 공교육은 서서히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과외 수요가 과도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인가?

교육계를 시장의 원리로 개혁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수요자가 교육공급지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일이다. 교장이나 교육청의 눈치만 보는 교사들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가르치는 교사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데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학부모가 교사의 교육행위에 대한 수요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가 장치가 없기 때문에 교육행정가인 교장이 교사들의 인사고과를 좌우하면서 학교 내에서는 거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아이들은 독일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다. 그곳 학부모들에게는 교사의 편애나 비교육적인 행위를 감시하여 정도가 심하면 교사를 갈아치울 수 있는 권한도 있다. 교장의 역할도 너무나 분명하다. 마치 교사들의 심부름꾼처럼 일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입학하던 날, 교장은 점퍼차림에 아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반 편성을 일러주었다. 학예회에서는 프로그램 순서에 따라 아이들과 학부형들에게 내용을 설명해 주느라 진땀을 흘리는 이도 교장이었다. 학교행정의 잡무도 교장이 거의 다 처리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것은 우리나라 교장들의 제왕적 권위주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교사들과 교장이 자신이 맡고 있는 직무의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수요자가 공급자를 평가하는 메커니즘 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시장의 원리가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살릴 것이다.

/ 경영학 박사, 서강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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