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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서야 나라가 섭니다
2009년 05월 18일 (월) 08:36:42 이만규 목사 morningcome.org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던 “청춘예찬”이라는 글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이 글을 암기하도록 읽었고 읽을 때마다 피가 끓는 느낌이었습니다. 빨리 청년이 되고 청년이 되면 온 세상이 다 자신의 것이 될 것 같은 가슴 뭉클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청춘을 구가하던 시절에는 정말 이 나라와 이 민족의 운명이 마치 자신의 어깨에 매어있고 자신의 책임인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혁명과업을 완수하면 군인으로 돌아가겠다던 박정희 씨의 정권 장악과 유신으로 장기 집권을 계획하던 공화당 정부에 대항하여 싸우고, 광주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아 군사정부를 유지하려는 전두환 정권과 맞섰습니다. 서울 곳곳의 빈민들과 산업현장의 노동자들, 그리고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농민들의 대변자 노릇을 자처했었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운동권 학생이라는 딱지가 붙어 감시의 대상이 되고 전도사 시절엔 그 시골에까지 정보과 형사가 파견되어 감시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힘은 없었지만 용기는 있었고, 가진 것은 없었지만 당당하기는 했었습니다. 명예를 중시했고 진실을 추구했으며 기우뚱거리면서도 정도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요즘 청년들을 보면 우리 때와 너무 다른 것 같은 불안감이 있습니다. 대의나 명분보다는 실리와 이익을 추구하는 것 같고, 타를 위한 봉사의 감격 보다는 이기적 자기욕심에 맛들인 것 같아 염려됩니다. 하긴 대학을 쏟아져 나오는 고급인력들이 갈 곳이 없고 이상을 추구할 현장이 없으니 제 밥그릇 찾고 자기 앞길 찾기가 급급하니 한편으로 이해되는 면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날선 청년성, 청년들의 패기가 보고 싶습니다. 그들의 가슴 속에 가득담긴 이상을 보고 싶고 그들 마음에 이글거리는 열정을 보고 싶습니다. 높은 비전과 가슴 두근거리는 꿈으로 잠 못 이루고 내일에 대한 기대로 오늘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무모하리만치 우직한 그런 청년들을 보고 싶습니다.

청년의 결단이 역사를 변화 시킵니다. 오두막집에 태어난 가난한 청년 링컨의 결단이 흑인들의 운명을 바꾸었고, 절박한 현실에서 찬란한 내일을 꿈꾼 마틴 루터 킹의 꿈이 오바마를 만들었고, 숱한 차별의 벽을 넘고야 만 오바마의 꿈이 미국 역사에 피부 색깔을 지워버렸습니다. 방탕했던 청년 어거스틴의 변화가 유럽을 변화시켰고, 젊은 신부 마틴 루터의 결단이 기독교의 역사를 바꾸었습니다. 존 웨슬리가 은혜를 받음으로 영국이 구원받았고 젊은 청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잠자던 이 땅 대한민국을 깨웠습니다.

청년들이여 이상을 찾으십시오. 꿈을 꾸십시오. 환상을 보십시오. 여러분이 일어서야 역사가 일어섭니다. 전적으로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고 하나님의 역사의 자신의 운명을 맡기십시오.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사용하실 지를 기대하십시오. 물위에 떠내려가는 고기는 죽은 고기입니다. 바람 부는 대로 휩쓸리는 것은 갈대로 족합니다. 물 위를 역류하고 역풍을 만들어 가는 청년성을 회복하십시오. 꿈틀거리는 청년의 이상을 세우십시오. 이기적인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십시오. 어른들이 만들어준 무대에 기생하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만든 무대에 우뚝 서십시오. 청년이 희망입니다. 청년의 이상이 나라의 이상입니다.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 청년이 서야 나라가 섭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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