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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새정부에 바라는 교육정책 ②] ‘균등의 원칙’과 ‘경쟁의 원칙’ 절실
2008년 03월 03일 (월) 11:32:52 최동석 박사 tschoe56@naver.com
공교육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고, 사교육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가고 있다. 아이들은 내신 성적과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교에 다닐 뿐이고 학부모들은 학교를 더 이상 제대로 된 교육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입시제도는 학부모들의 건전한 교육열을 왜곡시키고 있으며, 부익부 빈익빈(富益富貧益貧)의 교육기회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그 까닭은 소위 일류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아이들의 인생을 결정적으로 좌우하고 있고, 실력과는 상관없이 명문 학교를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생을 프리미엄 속에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망국의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원칙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균등의 원칙’과 ‘경쟁의 원칙’ 이다. 균등이란 교육기회와 환경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빈부의 차이에 전혀 상관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균등하게 열려 있도록 제도화해 주어야한다. 아마도 엘리트 중심의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국가를 패망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지름길이다.

균등한 기회와 환경 속에서 자기 자신의 힘으로 성장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엘리트가 될 수 있지만, 제도의 툴에 의해 보호받고 가꾸어진 엘리트는 온실 속에서 자라난 화초처럼 거친 현실에 던져졌을 때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기중심주의에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기존 제도의 틀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누리며 자라온 사람들은 대개 동시대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정치가로 입문한 사람들 중에 누구누구라고 거명하지 않더라도 소위 양지에서만 자라온 엘리트 출신의 정치가들이 우리 사회에 대해 어떤 비전과 희망을 주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잘 알 것이다. 오늘날 정치판을 이토록 어지럽히는 사람들 중의 대부분은 그간 음으로 양으로 제도적 특혜를 누려온 자들이다.

두 번째 원칙은 경쟁이다. 교육은 반드시 경쟁적이어야 한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이들도 서로 경쟁해야 하며, 배우는 이들도 서로 경쟁해야 한다. 학습 환경을 균등화하여 경쟁의 룰을 공정하게 하되, 교수능력과 학습능력은 엄격한 경쟁을 통해 서열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능력 있는 자와 능력 없는 자를 공정하게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의 외적 환경이 균등화된 상태에서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비로소 덜 유능한 사람이 더 유능한 사람에게 깨끗이 승복하는 풍토가 마련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교육 제도가 지속되는 한 누가 실질적으로 유능하고 무능한지를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실력과 능력이 아닌 목소리 큰 억지와 연줄의 힘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다. 고액과외를 받은 학생, 과외를 받을 돈이 없어 혼자 힘으로 공부한 학생, 그리고 병든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학생 중에 누가 자신의 능력을 더 잘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가?

이 세 부류의 학생들 중에 누가 엘리트로 성장하게 되리라는 것은 거의 뻔 한 일이다. 우리는 지금 교육의 부익부빈익빈이 자손으로까지 세습되는 불공정한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므로 교육기회와 환경이 균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을 경쟁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직무유기인 것이다. 교육 관료들의 발상의 전환이 시급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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