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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죽이는 서열교육
[새정부에 바라는 교육정책 ①] 교육은 사라지고 적자생존만 삼는 현실
2008년 03월 03일 (월) 10:44:53 최동석 박사 tschoe56@naver.com
하나님이 아인슈타인과 스필버그를 한국 땅에 태어나게 하셨다. 30년 후 이분이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해서 천사를 보내 찾아보니 아인슈타인은 신림동 고시촌에서 육법전서를 외우고 있었고, 스필버그는 시골극장에서 영사기를 돌리고 있더란다. 교육계에서는 잘 알려진 얘기다. 머리 좋은 아인슈타인은 부모와 학교의 강요로 법대에 갔고 영화만 보던 스필버그는 대학에 떨어졌다는 말이다. 우리 교육의 획일성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얼마나 죽이는지를 보여주는 설화 같은 이야기다.

인간의 행복은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증가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원리이다. 어쩔 수 없이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대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선태의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일수록 민주화된 사회요, 성숙한 사회요, 풍요로운 사회라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자. 우선 학생들을 수능 시험 성적에 따라 일렬종대로 세워 놓는다.

그리고는 소위 일류 대학들이 그들을 앞에서부터 싹쓸이 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교육당국의 ‘똑똑한’ 공무원들은 ‘두뇌한국21’과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들을 일렬로 줄 세우는 ‘멍청한’ 정책을 끊임없이 시행하고 있으며, 교육 관료와 대학들 역시 학생들을 일렬종대 로 줄 세우고 있다. 기성사회에서도 이 줄에서 이탈한 자들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니 학부모들도 자식들이 이 대열에서 떨어져 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학교에서는 이미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사라졌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를 오로지 입시 경쟁을 위한 전쟁터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사적으로 군국주의식 교육행정의 틀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답습해 왔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위에서 결정되고 교사와 학생들은 그저 그 결정에 따르기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다양한 선태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중앙 통제적 교육행정이 우리 교육을 그토록 황폐화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교육행정에서 비롯된 또 다른 문제는 학생들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이 획일적이라는 데 있 인간이 어찌 모든 영역에서 탁월할 수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을 잘 한다는 것은 하나도 잘 하는 것이 없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다면 일렬종대의 줄에서 낙오당하고 만다. 어떤 학생은 과학적 재능이 탁월하고 어떤 아이는 문학적 소질이 뛰어나지만, 이런 차이와 다양성이 우리의 교육현실에서는 도대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를 줄이는 것은 학생들의 사고를 풍요롭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경직된 세계관을 갖게 만든다. 그러므로 교육개혁이란 한 마디로 말하면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을 풀어헤쳐서 분권화하는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를 선태하게 하고, 학과목도 자신의 학습능력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 줘야 한다. 삶의 풍요는 선택의 폭에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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